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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왜 불렀어" 홍명보 뒤통수 가격한 옌스?… 조회수 1000만 '가짜 영상'의 진짜 분노 [2026 월드컵]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옌스가 홍명보 가격하는 AI 합성 영상 확산… 조회수 1000만·댓글 1만 돌파

온라인에 돌고있는 옌스-홍명보 가짜 영상.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온라인에 돌고있는 옌스-홍명보 가짜 영상.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파이낸셜뉴스] 사령탑은 결국 쫓기듯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성난 민심의 들불은 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매섭게 타오르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4위라는 역사적인 참사 속에서, 한국 축구를 망쳤다는 비난을 한 몸에 받는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한 대중의 분노가 이제는 기형적인 형태로까지 폭발하고 있다.

최근 각종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강타한 문제의 영상 하나가 작금의 험악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대변한다. '홍명보 때문에 화가 나서 만든 위로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유포된 이 숏폼 콘텐츠는, 대표팀의 혼혈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가 벤치에 앉은 홍 전 감독에게 다가가 격렬하게 언성을 높인 뒤 뒤통수를 강하게 가격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담고 있다.

물론 이는 딥페이크(AI 합성) 기술로 정교하게 조작된 가짜 영상이다. 하지만 대중은 진위를 떠나 이 '통쾌한 하극상'에 열광했다. 영상 조회수는 순식간에 1000만 회를 돌파했고,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쏟아졌다. 작성자는 "결국 참다못한 옌스가 '나 왜 불렀어'라며 분노를 터뜨렸다"는 조롱 섞인 멘트를 덧붙였다.

온라인에 돌고있는 옌스-홍명보 가짜 영상.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온라인에 돌고있는 옌스-홍명보 가짜 영상.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이 기막힌 촌극의 배경에는 옌스를 향한 팬들의 짙은 안타까움이 깔려있다. 지난해 9월 화려하게 태극마크를 달았던 옌스는 월드컵 직전 9번의 A매치 중 단 3번만 선발로 나섰고, 본선 무대인 체코·멕시코전에서는 단 1분의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철저히 외면당했다. 결국 탈락이 확정적인 남아공전 후반전에야 투입되며 쓸쓸한 데뷔전을 치러야 했다. 비록 옌스 본인은 "결코 잊지 못할 여정"이라며 성숙한 작별 인사를 남겼지만, 팬들은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기용으로 일관했던 감독을 향한 맹렬한 대리 분노를 AI 영상으로 표출한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옌스 카스트로프가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옌스 카스트로프가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뉴스1

분노의 화살은 과거의 영광마저 정조준하고 있다. 일부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대한민국 애국가 영상에 단골로 등장하는 2002 한일 월드컵 8강전 승부차기 직후의 홍 전 감독 세리머니 장면을 아예 삭제해야 한다는 퇴출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 팬은 "애국가에서 이 장면을 당장 빼야 한다. 본인이 이순신 장군이라도 되는 줄 착각하게 만든다"며 맹비난을 가했고, 이에 동조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30일, 야유와 저주가 쏟아지는 인천공항 입국장을 고개 숙인 채 빠져나가야 했던 홍 전 감독. 역대 최고의 선수진을 쥐고 최악의 결과를 낸 대가는 너무나도 가혹하다. 24년 전 대한민국을 열광시켰던 불세출의 축구 영웅은, 이제 가짜 폭행 영상의 희생양이자 애국가에서조차 지워버리고 싶은 '국민 역적'으로 전락하며 비참한 축구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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