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낡은 노동법제, 일자리 걸림돌"
국민의힘‐경총 정책간담회서 건의서 전달 "노조법 2·3조, 사용자 방어권 보완해야" 정년연장은 '퇴직 후 재고용' 방식 제안
[파이낸셜뉴스]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노동시장의 낡은 법제도가 기업의 생산성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노조법 개정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와 정년연장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경총은 1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국민의힘-경총 정책간담회'를 갖고 '경영계 건의서'를 전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 김미애·박수영·최은석·윤용근 의원 등 5명이 참석했고, 경총에서는 손경식 회장을 비롯해 주요 회원사에서 10명이 참석했다.
손경식 회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전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지속되는 고환율이 물가를 자극해 기업의 생산과 투자는 물론 민간소비까지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의 확산이 산업 기반과 고용구조 전반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우리 노동시장의 법제도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낡은 법제도 개선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건의서 전달 배경을 설명했다.
경총은 건의서에서 "노조법 제2·3조 개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자 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과 함께, 사용자 방어권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법 개정 시행 이후 원청과의 실질적 지배관계와 무관하게 임금·성과급까지 교섭 대상에 포함하라는 하청노조 측 요구가 잇따르면서, 노사 간 갈등 소지가 커지고 있다는 게 경총의 판단이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원청의 안전관리 의무 이행 여부가 노동위원회에서 도리어 교섭 근거로 활용되는 사례도 있다며, 법 준수가 되레 단체교섭 의무로 귀결되는 역설적 구조를 문제 삼았다.
사용자 범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기업이 법적 판단을 구하려 소송을 제기해도 그 자체가 부당노동행위(교섭 거부·해태)로 간주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경총은 짚었다. 이런 이유로 사용자 범위 조정과 더불어, 해외 주요국 수준에 맞춘 사용자 방어권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법정 정년연장과 관련해서는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먼저 개편하고, '퇴직 후 재고용' 형태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경총은 제시했다.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가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인식 아래, 고령층 고용 연장과 청년 채용이 상충하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년 자체를 일률적으로 늘리기보다,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해 직무·성과형 임금체계로의 전환을 뒷받침하고 재고용 제도를 우선 도입해야 한다는 게 경총의 제언이다.
특수고용직·플랫폼종사자·프리랜서 등 노무제공자에 대한 보호는 노동법이 아닌 경제법 체계로 다뤄야 한다는 뜻도 경총은 함께 전달했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가 시행될 경우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 도리어 고용이 줄어드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경총은 노동법적 규제 대신 공정거래법 등 경제법 틀 안에서 해법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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