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고개 숙인" 금, 13년 만에 최악 분기 성적
[파이낸셜뉴스]
금 가격이 13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적을 기록했다.
금 8월 인도분은 6월 30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장중 온스당 4000달러 선이 무너지는 등 약세가 지속된 가운데 2분기 14%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없는 금을 보유하는 기회비용이 높아진다. 금 대신 이자를 주는 자산을 들고 있는 것이 낫기 때문에 금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금 가격은 장 초반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인 온스당 3943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초만 해도 사정은 달랐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 속에 금 가격은 지난 1월 온스당 5595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팬뮤어 리버룸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금 가격 하락의 주된 배경은 시장의 깨달음"이라면서 "연준의 새 책임자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우려하고 있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자각을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취임 뒤 처음 주재한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 후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프라이스는 "그 결과 금이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르면 미 국채, 회사채 등 이자가 지급되는 자산이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이 되고, 따라서 금 수요는 대개 감소한다.
금은 지난 2년 거의 쉼 없이 상승했지만 올 들어 급변동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이 특히 악재가 됐다.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안전자산 대표주자인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원유 수급 불안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뛰고, 금리도 오를 것이란 우려가 촉발되면서 금 가격이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또 증시가 고전하면서 마진 거래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증거금을 마련하느라 금을 매각한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일부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종목에 투자하고, 스페이스X 공무주 배당을 받기 위해 금을 팔기도 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최근 수주일 순유출을 겪고 있는 것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금 ETF에서 5월에 이어 6월까지 2개월 연속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다.
니키 실즈 MKS 팸프 애널리스트는 금 약세 방아쇠는 "하나가 아니다"라며 "시장 흐름이 AI와 스페이스X로 이동했고…인플레이션 지표가 금에 불리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달러 강세, ETF 자금 유출, 연준 불확실성 고조 등도 금 약세에 일조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낙관 전망도 일부에서 지속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8일 밤 분석노트에서 "금 랠리는 아직 안 끝났다"며 연말 온스당 4900달러 목표가를 재확인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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