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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금 日증시로.." 상반기 순매수 10조엔 돌파 '사상 최대'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닛케이지수 올해 39% 급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성장 전략 기대감도 투자심리 자극

지난 2021년 1월8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앞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이 닛케이지수와 뉴욕 다우지수를 표시한 전광판을 지나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2021년 1월8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앞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이 닛케이지수와 뉴욕 다우지수를 표시한 전광판을 지나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올해 상반기 해외 투자자의 일본 주식 순매수 규모가 10조9391억엔(약 104조5920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일 보도했다. 기업들의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 개선에 더해 인공지능(AI) 산업을 뒷받침하는 반도체 공급망 경쟁력이 재평가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일본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는 올해 초부터 6월 셋째 주(15~19일)까지 현물주식을 10조9391억엔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5배, 지난해 연간 순매수 규모(약 5조4000억엔)의 두 배 수준이다.

이는 아베노믹스가 본격화했던 2013년 상반기(8조3000억엔)를 뛰어넘는 규모다. 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4월 6만선을 돌파한 데 이어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7만선을 넘어섰다. 올들어 닛케이지수 상승률은 6월 말 기준 39%로 유럽 스톡600지수(8%)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0%)를 크게 웃돌았다.

해외 자금이 가장 집중된 분야는 AI 관련주다.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과 데이터센터용 광섬유 제품으로 급성장한 후지쿠라, 반도체 절연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아지노모토 등 AI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BofA증권의 아쿠쓰 마사쓰구 일본주식 수석전략가는 "일본은 AI 하드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혜 기업층도 매우 두텁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닛케이지수 편입 3월 결산 기업들의 유가증권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약 40개 기업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전년보다 상승했다.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기업은 후루카와전기공업으로 지분율이 19.6%포인트(p) 높아졌다. 미쓰이금속과 키옥시아홀딩스 등 AI·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외국인 지분 확대가 두드러졌다.

AI 외에도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재조명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츠의 크리스천 헤크 글로벌 밸류팀 부책임자는 "일본에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틈새 강소기업이 많아 투자 기회가 풍부하다"며 "AI 확산 우려로 주가가 조정받은 소프트웨어 기업과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닛케이지수가 7만선 돌파 이후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하락폭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한 대형 증권사 한 트레이더는 "헤지펀드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더라도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장기 투자 성향의 기관들이 곧바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정책 기대감도 해외 자금 유입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는다.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는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출범 전후부터 가속화됐다.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의 하트 알렉산더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는 "유럽 투자자들이 다카이치 정부의 지지율과 성장 전략에 대해 여러 차례 질문했다"며 "새 정부의 성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크다"고 전했다.
다만 정책 추진력이 약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베노믹스 당시 해외 투자자들은 누적 20조엔(약 191조2260억원) 규모의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이후 성장 전략이 둔화되면서 다시 매도세로 돌아선 바 있다.

미 GMO의 릭 프리드먼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멈춘다면 최근 유입된 해외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위험이 있다"며 "개혁을 지속하는 것이 일본 증시 상승세를 이어갈 핵심 조건"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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