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수감 뒤 생계 떠안은 자녀들…"지원 전담기구·예산 뒷받침해야"
수용자 미성년 자녀 1만3344명
수용자 41.6%, 자녀와 연락 단절·간접 연락
44.8%는 '경제 상황 어렵다' 응답
개정 형집행법 연말 시행
자녀 양육환경 조사·지자체 연계
2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미성년 자녀가 있는 수용자는 8740명이며, 이들의 미성년 자녀는 1만3344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상담·지원 신청으로 이어진 수용자와 자녀는 각각 808명·1325명에 불과했다. 입소 후 자녀와 연락이 끊기거나 간접 연락에 그친 수용자는 3638명(41.6%)이었다.
경제 상황이 '다소 어렵다'고 답한 수용자는 2248명, '매우 어렵다'고 답한 이는 1672명으로 전체의 44.8%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양육비를 본인이 주로 부담한다는 응답자는 4580명(52.4%)에 달했다.
서울 양천구의 B양(19) 역시 고등학교 1학년 때 부모가 모두 구속되면서 조부모 집으로 옮겼지만,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업을 잠정 중단했다. 그는 "부모님과 자연스레 멀어졌고, 조부모님도 건강 악화로 병원비가 불어났다"며 "고깃집 불판을 닦고 상가 화장실 청소도 하는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정부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그간 교정시설은 신입 수용자에게 자녀 보호조치를 안내하고 요청 시 절차를 지원해왔으나, 수용자 신청이나 담당자 연계에 기대는 구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12월 시행되는 개정 형집행법은 수용자 자녀를 법률상 지원 대상으로 명시했다. 아울러 신입 수용자의 자녀 양육환경 조사와 지방자치단체 연계, 접견 지원, 정기 실태조사, 자녀 주거지를 고려한 수용시설 배치 등을 규정했다.
법무부가 지난달 15일 입법예고한 시행규칙 개정안도 신입 수용일로부터 5일 이내 자녀의 경제 상태와 양육실태, 가족관계 등을 조사하도록 했다. 수용자 동의 시에는 조사 결과와 보호조치 필요성 의견을 자녀 거주지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도록 했다. 또 자녀 정서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접견 횟수와 시간을 늘리고, 출소 후 자녀를 양육할 수용자에게 가족관계회복프로그램 우선 참여 기회를 주는 내용도 담았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수용자자녀 인권보호를 위한 법 개정 이행과 정책 실행 방안 간담회'에서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무리 좋은 조문도 조직과 재원이 없으면 담당자 재량으로 흘러간다"며 "법무부 주관 전담 TF와 민·관 전문가 참여 상설 이행협의체는 물론 일반 운영비가 아닌 독립된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준화된 서식을 통한 양육환경 조사 결과가 지자체에 통보된 뒤 사례 관리와 복지 지원으로 연결되도록 관계기관 간 연계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며 "부모 수감으로 법적 대리인 공백이 생긴 자녀를 위한 한시적 대리권 부여나 공공후견 연계도 필수"라고 했다.
수용자 자녀의 접견권을 아동 권리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토요일 돌봄접견 대상을 13세 미만에서 19세 미만 미성년 자녀 전원으로 조건 없이 확대하고, 가림막 없는 접견을 교정시설장의 재량 사항이 아닌 '예외 없는 기본 원칙'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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