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삼전하닉 하루 13% 급등락, 차라리 6% 적금 들걸" 하락장 처음 맛본 '포모 개미'의 후회 [개미의 세계]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1.66포인트(1.20%) 오른 7739.75에, 코스닥은 8.46포인트(0.98%) 오른 875.18에 개장했다. 2026.7.3/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1.66포인트(1.20%) 오른 7739.75에, 코스닥은 8.46포인트(0.98%) 오른 875.18에 개장했다. 2026.7.3/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O씨(29)가 처음 주식 계좌를 개설한 것은 올해 3월이었다. 지인 단톡방마다 "삼성전자로 월급 두 배를 만들었다", "하이닉스 1년 수익률이 300%에 달한다"는 인증샷이 연달아 올라오던 시기였다.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금 주식 안 하면 평생 후회한다"는 자극적인 문구가 넘쳐났고,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9000피' 달성 뉴스가 쏟아졌다. 주변 사람들 모두 주식을 하는 것 같았고, 자신만 빼고 다들 부자가 된 듯한 분위기 속에서 O씨는 처음으로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공포)'를 느꼈다.

주식 초보인 O씨는 다른 종목은 쳐다볼 생각도 못했고,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매수했다. 초반에는 마냥 즐겁기만 했다. 계좌는 빨간불이었고, 수익은 자고 일어날 때마다 늘어나있었다. 투자의 재미를 느낀 O씨는 들고 있던 적금을 깨서 예수금으로 밀어 넣었다. 우대금리를 받아도 6%에 불과한 적금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게 훨씬 현명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피 변동성이 극대화된 요즘, O씨의 계좌는 이번 주 추가 폭락을 거치며 결국 마이너스 손실로 돌아섰다. O씨는 "불장에 혹해서 멋모르고 뛰어드는 게 아니었다"라며 "주식을 시작하지 말 걸 그랬다"라고 한탄했다. 손실도 손실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반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장세 속에 계좌를 들여다보는 것마저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환희가 만든 주식 열풍…"나만 빼고 다 번다"는 착시

올 상반기 국내 증시는 연초 4200선에서 출발해 9000선을 돌파하는 역사적 강세장을 연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초 17만원대에서 올 고점인 298만7000원까지 16배 넘게 폭등했고, 삼성전자 역시 5배 이상 뛰었다.

기록적인 숫자들은 시장에 초보 투자자들을 불러들였다. 문제는 진입 타이밍이었다. 지수가 이미 대세 상승을 기록하며 9000선을 바라보던 시점, 대장주들이 신고가를 경신하던 축제의 정점 부근에서 군중심리에 휩쓸려 들어온 개미들은 구조적으로 고점 부근에서 물량을 받아내는 결과를 맞이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내는 동안, "남들 다 번다"는 착시에 속은 개인들이 매주 수조원씩 물량을 홀로 받아내며 의도치 않게 '상투'를 잡은 셈이다. 급락장에서도 투자 경험이 충분한 이들은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겠지만, 초보들은 공포에 질려 패닉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역대급 폭락 연타…주식 초보들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

불장 분위기에 휩쓸려 국내 주식시장에 갓 입문한 초보 투자자들에게 최근의 코스피 변동성은 감당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하루에도 수차례 방향을 바꾸고 하루 낙폭이 5%를 넘나드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베테랑 투자자들도 피로감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은 이례적인 수준이다. 지난달 코스피는 월간 기준으로 5월 말보다 67p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장중 상황을 들여다보면 내용이 사뭇 달라진다. 서킷브레이커가 3차례, 사이드카가 9차례 발동됐고 일간 수익률도 하루에 8%씩 오르내리는 등 그야말로 널을 뛰었다. 심지어 지난달 23일에는 하루 만에 9.99%(910.71p) 급락하기도 했다.

더구나 증권가는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도 만만한 장세는 아닐 것"이라며 "변동성지수(VKOSPI)가 90선을 웃도는 만큼 변동성 확대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뒤늦게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공포스러운 소식이다.

군중심리가 만든 고점 매수

행동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이 유행에 동조하거나 다수의 선택을 따르는 현상을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라고 표현한다. 투자 근거가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닌 '주변미터(주변 사람들을 바로미터로 삼는 행위)'가 되는 순간, 대중이 가장 열광하는 고점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인지 오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손절'과 '버티기' 사이에서 고민하는 투자자들에게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막연히 "언젠가 오르겠지"라는 마음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기업 실적과 근거를 바탕으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이 반도체 업황의 근본적인 붕괴 신호는 아니라고 분석한다. 미국 빅테크 주가 하락에 따른 단기적인 심리적 충격일 뿐, SK하이닉스의 압도적인 HBM 시장 점유율 등 핵심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장 오는 7일부터 발표되는 삼성전자 잠정실적을 시작으로 SK하이닉스 ADR 상장과 2분기 실적, 미국 M7 기업들의 실적 발표 등이 투자심리 회복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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