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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이사도 가겠다"...압도적 크기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 타보니 [기똥찬 모빌리티]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캠핑 장비 통째로 삼킨 압도적 적재 공간
6.2L V8 426마력, 아메리칸 럭셔리 플래그십
에어 서스펜션으로 짐 싣고도 안정적 승차감
전장 5m대 후반 거구에 연비·주차는 숙제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의 '슈퍼크루즈' 기능이 작동하는 모습.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의 '슈퍼크루즈' 기능이 작동하는 모습. 사진=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트렁크가 열린다. 텐트와 타프, 폴딩 박스 여러 개, 접이식 테이블과 의자, 아이스박스까지 차례로 실린다. 짐이 바닥을 채우고도 공간이 남는다. 3열을 접자 웬만한 소형차 실내만 한 적재함이 나타난다. 캠핑 장비를 다 넣고도 뒤를 돌아볼 필요가 없었다. 캐딜락의 플래그십 풀사이즈 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 ESV다.

2026 더 뉴 에스컬레이드 ESV로 캠핑을 다녀왔다. 6세대의 부분변경 모델로, 특유의 거대한 차체와 V8 대배기량 감성을 유지하면서 핸즈프리 주행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와 캐딜락 최초의 티맵 커넥티드 서비스를 새로 얹었다. 아메리칸 럭셔리의 상징을 자처하는 차답게, 짐을 싣는 순간부터 크기로 압도한다.

ESV는 일반형의 휠베이스를 늘린 롱보디 모델이다. 전장만 5m대 후반에 이른다. 웬만한 대형 세단보다 한참 길고, 주차장에서는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크기다.

앞모습은 부분변경으로 존재감을 더 키웠다. 브랜드 최신 디자인 언어를 반영한 수직형 LED 주간주행등이 위아래로 길게 떨어지고, 전면 캐딜락 크레스트 엠블럼에는 조명이 들어간다. 측면에는 에스컬레이드 역사상 가장 큰 24인치 휠이 끼워져 거대한 차체의 비율을 잡아준다.

문을 여는 방식부터 남다르다. 파워 오픈·클로즈 도어가 버튼 조작만으로 문을 여닫고, 소프트 클로징이 마지막을 부드럽게 마무리한다. 문이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스스로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격식이 느껴진다.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운전석에 앉으면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55인치 호라이즌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가 시야를 채운다. 35인치 8K 운전석 화면과 20인치 4K 동승석 화면이 하나의 곡면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큰 화면이 아니라 해상도와 반응 속도가 뒷받침돼, 대형 SUV의 투박함 대신 디지털 라운지에 들어온 감각을 준다. 여기에 126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와 파노라믹 선루프가 실내 분위기를 완성한다.

ESV의 진짜 주인공은 2열이다. 이 트림에는 이그제큐티브 시트 패키지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마사지와 열선·통풍을 갖춘 14방향 전동 프리미엄 시트에, 접이식 트레이 테이블과 듀얼 무선 충전 패드, 12.6인치 독립형 디스플레이와 후방 컨트롤 센터까지 마련됐다.

소리는 이 차가 특히 힘을 준 영역이다.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 시스템은 ESV 기준 최대 42개 스피커로 구성된다. 1열과 2열이 좌석별로 독립된 음향 설정을 갖는다. 캠핑장으로 향하는 길에 음악을 틀자, 넓은 실내가 소리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시동을 걸면 6.2리터 V8 엔진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를 10단 자동변속기로 전한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거구가 묵직하게, 그러나 거침없이 밀려 나간다. 속도는 어느새 붙어 있는데 실내는 조용하다. 주행 조건에 따라 실린더 작동을 조절하는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가 효율을 챙긴다.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승차감을 받치는 건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4.0과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이다. 초당 1000회 노면을 읽어 댐핑을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노면 이음매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이 부드럽게 걸러졌다.

캠핑 장비를 가득 싣고도 뒤가 처지거나 출렁이는 느낌이 크지 않았다. 고속에서는 차고를 낮춰 안정감을 더하고, 타고 내릴 때는 다시 올려주는 에어 서스펜션의 작동도 자연스러웠다. 육중한 차체에서 느껴지는 건 둔함이 아니라 여유였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슈퍼크루즈다. 국내 약 2만3000km의 고속도로와 간선도로에서 스티어링 휠 조작 없이 달릴 수 있는 핸즈프리 주행 보조 시스템이다. 고속도로에 올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스티어링 휠의 슈퍼크루즈 버튼을 누르자, 운전대 상단 라이트 바에 녹색 불이 들어왔다. 손을 떼도 차는 차선 중앙을 유지하며 앞차와 간격을 조절했다.

다만 이 기능이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했다. 잠시 시선을 앞이 아닌 곳으로 돌리자, 라이트 바가 초록에서 빨강으로 바뀌며 경고음과 시트 진동이 함께 왔다. 손은 떼도 되지만 시선까지 놓는 건 허용하지 않았다. 경고에 응하지 않으면 기능이 해제되고, 그 주행에서는 슈퍼크루즈를 다시 쓸 수 없다. 운전 피로는 덜어주되 책임은 운전자에게 남겨두는 설계다.

여기에 캐딜락 최초로 티맵 커넥티드 서비스가 들어갔다. 스마트폰을 연결하지 않아도 계기판과 중앙 화면에서 실시간 교통 정보와 경로를 확인할 수 있고, 슈퍼크루즈 사용 가능 구간이 지도 위에 흰색으로 표시된다.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진=김동찬 기자.

이 차의 성격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6.2리터 V8의 복합 연비는 높지 않다. 거대한 차체와 대배기량을 감안하면 예상 범위지만, 유지비를 각오해야 하는 차다. 5m대 후반의 전장과 넓은 폭은 좁은 골목이나 도심 주차장에서 분명한 부담이 된다. 큰 차를 다뤄본 경험이 없다면 처음엔 차체 끝을 가늠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캠핑과의 궁합도 결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24인치 휠에 온로드 중심 타이어, 낮은 지상고를 감안하면, 이 차의 캠핑은 험한 임도를 헤치고 들어가는 오프로드가 아니라 잘 닦인 오토캠핑장까지 장비를 넉넉히 싣고 가 차 안팎을 라운지처럼 쓰는 쪽에 가깝다. 진입로가 거친 오지 야영을 노린다면 정통 오프로더가 더 어울린다.

캠핑 장비를 모두 내려놓고 돌아본 에스컬레이드 ESV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었다. 짐을 남김없이 삼키는 적재 공간, V8이 만드는 여유로운 가속, 뒷좌석을 라운지로 바꾸는 의전 사양, 그리고 장거리의 피로를 덜어주는 슈퍼크루즈까지. 크기에서 시작해 크기로 끝나는 차다.
많은 짐과 여러 사람을 태우고 멀리 움직이는 일이 잦은 사람, 그 이동을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거구가 주는 여유를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그 여유의 값은 가격표가 다시 한 번 일러준다. 2026 더 뉴 에스컬레이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일반형 1억6807만원, ESV 1억9007만원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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