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종목도 상폐되나"…코스닥 '생존 작전' 시작됐다
[파이낸셜뉴스]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되자 국내 상장사의 주식병합이 1년 새 24배 폭증했다. 동전주 기준을 피하기 위한 병합과 시가총액 미달을 막기 위한 계열사 합병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의 '상장 유지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장폐지 개혁방안이 발표된 지난 2월 12일부터 이달 2일까지 국내 상장사의 주식병합 건수는 총 243건으로 집계됐다. 2024년 같은 기간 4건, 2025년 10건과 비교하면 2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51건, 코스닥시장 192건으로 코스닥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주식병합이 급증한 것은 강화된 상장폐지 제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했고, 거래소는 이를 반영한 상장규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 기준은 각각 300억원, 200억원으로 상향됐으며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됐다.
특히 새롭게 도입된 '1000원 미만 동전주' 요건이 주식병합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주식병합은 여러 주를 한 주로 합쳐 주가를 높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5대 1 병합을 하면 주식 수는 5분의 1로 줄고 기준 주가는 5배로 조정된다. 기업가치에는 변화가 없지만 1000원 미만 주가 기준을 충족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시가총액 기준을 맞추기 위한 합병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휴맥스는 지난 6월 30일 휴맥스홀딩스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합병 공시에서 상장폐지 개혁방안으로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합병 추진 배경 중 하나로 명시했다.
엔피도 위지윅스튜디오 흡수합병 과정에서 같은 취지의 배경을 밝혔다. 엔피는 지난 4월 9일 위지윅스튜디오 흡수합병을 공시했으며 합병기일은 오는 14일이다. 지난 3일 기준 엔피의 시가총액은 184억원으로 코스닥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인 200억원을 밑돌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자구책이 기업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주식병합이나 계열사 간 합병은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매출 성장이나 수익성 개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보다 주가 관리와 상장 유지에 치중할 경우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제도 개편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상장폐지 요건 강화가 본격 시행된 만큼 하반기에도 주식병합과 합병, 유상증자 등 상장 유지를 위한 자본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사 입장에서는 상장폐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다양한 자구책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한 일"이라면서도 "인적, 재무적 자원이 제한적인 코스닥 기업들이 본업 경쟁력 확보는 뒷전으로 미룬 채 상장 유지에만 사활을 거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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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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