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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살인' 장윤기, 범행 뒤 행적 어땠길래…"진짜 우발 범행 맞나"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파이낸셜뉴스]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범인 장윤기(23)의 범행 동기 주장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범행 전 스토킹 신고와 피해자 미행, 범행 뒤 행적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장윤기의 범행 전후 행적을 짚었다.

지난 5월 5일 밤 12시 10분, 귀가 중이던 17세 여고생 이채원 양은 장윤기에게 살해됐다. 부검에서 채원 양의 목과 흉부, 얼굴 등 총 9곳에 찔린 상처가 확인됐다. 부검의는 "심장과 머리를 잇는 목 혈관 2개가 절단됐기에 출혈이 많았다"라며 "흉부 자창은 사망을 빠르게 하려고 추가로 찌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장윤기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우발적으로 범행했고 채원 양이 여고생인 줄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에는 장윤기가 약 15분간 채원 양을 뒤따르는 장면이 나왔다.

장윤기는 경찰이 증거 영상을 제시한 뒤 피해자를 미행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꿨다. 다만 범행 뒤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는 진술에는 의구심이 나온다. 범행 이후 빨래방에서 옷을 세탁하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는 등 범행을 숨기려 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장윤기는 해당 행적에 대해 "증거 인멸이 아니다. 단정하게 죽고 싶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범행 이후 실제 극단적 선택 시도는 없었다.

범행 전날 장윤기가 스토킹 신고 대상이었다는 점도 방송에서 다뤄졌다. 신고자는 같은 식당에서 장윤기와 함께 일했던 베트남 여성 린(가명)씨였다.

린씨는 장윤기를 피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준비하던 중 주변을 배회하던 장윤기의 차량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스토킹 정황을 확인하지 못해 장윤기에게 경고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장윤기가 살해 전후 잠시 머문 빌라는 린씨 주거지 맞은편 집이었다. 조사에서는 그가 범행 이틀 전 린씨가 다른 남성과 통화했다는 이유로 집에 들어가 성폭행하고 14시간 동안 감금한 사실도 제시됐다.

성폭행과 감금 피해 뒤 린씨는 식당을 그만두며 사장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사장이 장윤기에게 정황을 확인한 뒤, 장윤기는 약 30시간 동안 린씨를 찾아 배회하다 홀로 귀가하던 이채원 양을 살해했다.

경찰 조사에서 장윤기는 '린을 살해하려 한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좋아했으니 죽일 생각은 없었다. 국제결혼까지 생각했는데 좌절되자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답했다.

한 전문가는 장윤기의 범행을 두고 "치밀한 계획하에 움직였다. 처음 본 대상에게 오버킬을 했다는 건 원래 타킷을 찾지 못했기에 대체할 사람을 찾아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전위된 공격성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다른 전문가는 "여고생 살해 후에도 장윤기의 목적은 미완성인 거다. 자기 목적은 베트남 여성을 살해해야지만 달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계획범죄 정황을 토대로 장윤기를 살인죄로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혐의를 강간 등 살인으로 변경했다.

검찰은 단순 살인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윤기가 성범죄와 감금, 피해자 미행 등 범행 전후 정황을 축소하거나 다르게 말했으며, 피해자를 차량으로 옮기려 한 정황도 혐의 변경의 근거가 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장윤기의 진술을 신빙하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은 "장윤기의 진술은 거짓이라고 본다. 성범죄 당시 뒤에서 목을 조르는 부분이 피해자 여고생에 대한 방법이 같았다"라며 "범행 과정에서 차로 끌고 가려는 모습도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거지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훼손된 리얼돌에도 주목했다. 리얼돌은 신체 여러 부위가 도려내져 있었고 목 부분도 칼로 찢겨 있었다. 아동센터에서 공익 근무 요원으로 일하던 당시 어린 아이들의 다리를 몰래 촬영한 사진도 나왔다.

다른 제보자는 자신이 과거 여장으로 남성들을 속여 돈을 벌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제보자는 미성년자인 척 글을 올렸고, 장윤기가 해당 대화방에 들어와 보증금까지 보냈다고 전했다.

검찰은 장윤기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범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말한 점도 문제 삼았다. 검찰은 "성범죄를 추궁했을 때 차에 옮겨 제3의 장소에서 했을 거라고 진술했다. 인도에서 범행하지 않고 집까지 따라갔을 거라고도 했다"라고 밝혔다.

블랙박스에는 인도 쪽 차량 문이 열린 장면도 있었다. 검찰은 이를 납치를 염두에 둔 행동으로 판단했다.

한편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가 리얼돌을 폐기한 사실이 알려지며 불거진 부실수사 지적과 관련해서는 경찰청 감찰이 진행 중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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