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프로젝트 재정지원, 추경 아닌 미래대응기금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800조원 규모 서남권 반도체 투자를 비롯한 3대 메가프로젝트 재정지원이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아닌 기금 조성으로 이뤄진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5일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초과세수로 '미래대응기금'을 마련해 메가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에서 "추가세수를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할 것"이라며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을 포함한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K자형 양극화에 대응해 2030세대 청년들을 위한 주거·창업·일자리 지원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추가세수를 미래세대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AI(인공지능) 산업 육성을 위한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에 쓰기 위한 추경을 거론했기에 2차 추경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 예상과 달리 추경이 아닌 새 기금을 조성키로 한 것이다.
강 실장은 메가프로젝트가 반도체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AI 혁명에 대응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의 한계를 넘어 각 지역에 산업 기반과 잠재력에 맞는 AI 반도체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바이오와 항공 등 첨단산업들이 지방에서 도약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메가프로젝트를 위해 정부·여당이 마련 중인 메가특구특별법안은 반도체뿐 아니라 특구 내 모든 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메가프로젝트에 관여해온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반도체특별법은 반도체에 한정되지만 메가특구법은 특정 산업이 아니라 각 권역 내 규제들을 풀어내고 정부가 조만간 선정할 성장엔진들을 집중 지원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메가특구법은 전력구매계약(PPA)과 개인거래 활성화를 통해 전력비용을 낮추고 규제샌드박스 기간을 대폭 늘리는 내용이 담긴다. 여권에서는 여기에 더해 주52시간 근로시간제 예외와 특별보조금 지급,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세제지원 등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직접 이끄는 메가프로젝트 지원 위원회를 꾸려 연내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각오다. 메가특구법 외 국정과제 입법들도 마찬가지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고위당정협의에서 패스트트랙(국회법상 신속처리안건 지정) 기간 단축과 필리버스터(국회법상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토론) 요건 강화를 통해 야권의 반대를 누르고 입법 속도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한 직무대행은 특히 "메가프로젝트 지원 태스크포스(TF)를 위원회로 격상시키는 문제도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메가특구법 등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구체적인 입법과제는 민관이 함께 정한다. 이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반도체클러스터 민관합동점검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서남권·충청권·영남권 국민보고회에서 지역별 첨단산업 투자 구상을 제시한 뒤 첫 민관합동회의로 청와대와 정부, 지방자치단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반도체클러스터 추진 상황과 현장 애로를 살핀다.
청와대는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과정에서 필요한 전력·용수 확보와 부지 조성, 인허가 단축, 정주여건 개선, 인재 양성 지원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민간투자가 실제 착공과 생산기반 구축으로 이어지려면 부처와 지자체, 기업 간 조율이 필수적인 만큼 이 대통령이 회의에서 현장 애로를 직접 들을 가능성도 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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