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기각 사건도 재수사… 형사사법 절차 장기화 불가피
국토부 서기관 사건 '공소기각' 확정되자… 특검, 국수본에 수사 의뢰
대법 판결난 사건까지 원점 수사
법률적으로 문제 없다는게 중론
현장에선 절차 반복 부작용 우려
피의자 부담·비용 증가도 뒤따라
수사권이 없는 기관의 기소라는 이유로 공소기각이 확정된 사건이 다시 경찰 수사로 이어지면서 형사절차가 장기화되는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적법한 수사기관의 수사를 보장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지만, 3심까지 끝난 사건이 다시 처음부터 수사를 반복하는 만큼 피의자의 부담과 사법비용이 커질 수 있다. 오는 10월 이후 수사개시 범위를 둘러싼 다툼이 늘어나면 이 같은 문제가 더욱 빈번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은 지난달 25일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했던 김모 전 국토교통부 서기관 사건이 대법원에서 공소기각으로 확정되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법원이 특검법상 수사개시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사건이라고 판단하면서 공소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본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이 사건을 다시 입건하면 피의자는 동일한 혐의로 다시 수사를 받게 된다.
이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벗어난 업무방해 사건에서 공소기각 취지의 판결을 하면서도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된 이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한 수사기관이 수사개시를 통해 수사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법한 공소제기권자가 재기소를 할 수도 있다"며 "이를 통해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 사이에 조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같은 사건이 수사부터 다시 반복될 수 있는 구조다. 기존 수사기록도 참고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피의자는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다시 조사받을 가능성이 크다. 공소시효가 짧은 사건은 재수사 과정에서 공소시효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법률적으로는 재수사에 문제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판사 출신의 임동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공소기각은 유무죄의 실체 판단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 공소 자체가 부적법하다는 의미여서 이후에 다시 수사를 해도 일사부재리(한번 판결이 난 사건에 다시 공소제기를 할 수 없는 원칙)나 중복기소 금지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절차 반복에 따른 부담을 우려한다. 수사개시 범위 문제로 공소기각된 사건을 맡았던 한 검사는 "예를 들어 하급심에서 유죄를 받았다가 상급심에서 공소기각된 사건도 다시 수사를 받는다면 유죄 판결이 난 점에 대해 당사자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적법한 수사기관으로 사건을 넘기지 않으면 오히려 직무유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다시 수사를 진행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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