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까지 활동반경 넓힌 주독미군… 무한정 감축은 美에도 손실
"완전 철수" "전략적 재배치" 의견 분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주독 미군 감축을 몇 차례 언급했다. 지난 2020년 독일의 방위비 지출이 적은 것과 러시아와 연결하는 해저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를 비판하면서 주독 미군 중 3분의 1을 줄이겠다며 병력 일부 폴란드와 이탈리아 등지로 재배치하려 했으나 군수 문제와 미국 민주와 공화 양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재배치 계획은 지난 2021년말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철회됐다.
현재 독일에는 미 육군 병력 3만5000~3만9000명과 공군 병력 약 1만3000명이 주로 남부와 남서부의 주요 20곳에 분산 배치돼있다. 감청 부대 등 작은 시설까지 하면 약 40곳이 운용되고 있다.
독일에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한 것은 2차세계 대전에서 나치 독일이 패망하자 옛 서독을 연합군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3개국이 분할해서 담당하면서부터다. 서독이 냉전 시절 옛 소련을 포함한 바르샤바 조약기구 국가들의 팽창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면서 1980년대 중반에는 미군이 약 25만명까지 주둔하기도 했다.
베를린 장벽 붕괴후 냉전 종식과 소련 해체 이후 미군 규모가 감소했으며 임무도 바뀌면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최근에는 이란 군사 작전 수행을 하는데 사용돼왔다. 또 동부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데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기지로는 독일 서부 라인란트-팔라티나테주의 람슈타인 공군기지로 병력과 장비, 화물을 중동과 아프리카, 동유럽과 연결하는 허브 기능을 하고 있다. 약 8500명이 근무하고 있는 이 기지에는 유럽 미 공군 본부가 위치하고 있으며 나토의 유럽 공중 감시를 위한 지휘소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에서 후송되는 부상병들은 미국 본토 밖에서는 가장 큰 군 병원인 인근의 란트슈툴 병원에서 치료받도록 하고 있다.
람슈타인에서 북서쪽으로 120km 떨어진 슈팡다렘 공군 기지는 독일에서 두번째 큰 규모로 비상 사태 발생시 신속 출동을 할 준비를 갖추는 등 전투 임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에는 미 유럽 사령부(EUCOM)와 미 아프리카 사령부(AFRICOM) 본부가 있다. 비스바덴에는 미 육군 유럽과 아프리카 사령부가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을 위한 훈련을 제공해왔다.
뷔헬에는 독일 내에서 유일하게 핵무기가 배치돼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공군 기지가 있다. 미국과 독일 모두 핵무기 여부에 대해 공식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미군의 전술 핵폭탄 15~20개가 뷔헬 공군기지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람슈타인과 슈투트가르트 기지가 필수 전략 허브로 변하고 있는데도 인원이 감축되고 있는 것은 미군에게도 손실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미국-독일 연구소의 제프 레트키는 람슈타인 같은 기지가 "미국은 유럽을 지키는데 돕고 유럽은 미국의 글로벌 군사 작전 인프라를 제공해준다"라고 말했다.
미군과 가족들의 소비는 지역 경제에 연간 35억유로(약 41억달러·약 6조3000억원)를 기여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는 미군이 독일 외에도 이탈리아(약 1만3000명), 영국(약 1만명), 스페인(약 4000명)이 있으며 미국 의회는 2026국방수권법(NDAA)에 따라 7만5000명 이하로 감축하지 못하도록 못 박아 놓고 있다.
윤재준 기자
기자 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