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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잘 팔았는데 계속 생각나요."…익절 후회하는 개미들 [월급쟁이 희노애락]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어제 팔았는데 오늘 더 오르더라고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보유하던 반도체주를 팔고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했다. 손실을 본 것은 아니었다. 며칠 만에 8% 넘는 수익을 내고 매도했다. 문제는 다음 날이었다. 주가는 다시 올랐고, A씨는 업무 중에도 주식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자신이 판 가격과 현재가를 비교했다.

A씨는 "손해 본 것도 아닌데 괜히 손해 본 기분이 들었다"며 "팔기 전에는 떨어질까 봐 불안했고, 팔고 나니 더 오를까 봐 계속 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익절 후회'도 늘고 있다. 익절은 이익을 보고 주식을 파는 차익실현을 뜻한다. 손실을 피했다는 점에서는 성공한 매매지만, 팔고 난 뒤 주가가 더 오르면 투자자는 수익을 냈음에도 후회를 느낀다.

팔고 나서 더 오른 주식

최근 장세에서는 하루 차이로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는 일이 잦았다. 코스피는 지난달 22일 9114.55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일에는 7648.09로 7.89% 급락했고, 다음 거래일인 3일에는 8088.34로 5.76% 반등했다.

반도체 대형주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 2일 삼성전자는 9.06%, SK하이닉스는 14.57% 하락했다. 다음 날에는 삼성전자가 8.22%, SK하이닉스가 10.88% 올랐다. 급락한 날 손절한 투자자도, 반등 전날 차익실현한 투자자도 다음 날 주가를 보며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장세였다.

40대 직장인 B씨는 "수익이 났을 때 팔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매도했는데, 다음 날 더 오르면 괜히 일찍 판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계좌에는 수익으로 찍혔는데 마음은 손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후회는 매수보다 매도에서 더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매수하지 않은 종목이 오르면 '놓쳤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실제로 보유했던 종목이 오른 경우에는 비교 대상이 분명하다. 투자자는 자신이 판 가격과 이후 가격을 계속 확인하게 된다.

수익 냈는데도 남는 아쉬움

익절 후회는 단순히 욕심의 문제만은 아니다. 투자자는 실제 수익보다 '더 벌 수 있었던 돈'을 떠올리기 쉽다. 10만원을 벌었더라도, 팔지 않았다면 30만원을 벌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 만족보다 아쉬움이 커진다.

문제는 그다음 매매다. 팔고 난 종목이 계속 오르면 투자자는 다시 높은 가격에 따라 들어가고 싶어진다. 처음에는 차익실현이었지만, 이후에는 재매수와 단기 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매도 기준이 없으면 수익을 냈던 종목도 다시 불안의 대상이 된다.

30대 직장인 C씨는 "팔고 나서 더 오르면 다시 사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며 "그런데 다시 사면 꼭 그때부터 흔들리는 것 같아 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처음부터 얼마에 팔겠다는 기준이 있었던 게 아니라서 매도 뒤에도 계속 미련이 남았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21년 8월 자본시장포커스에 게재한 '주식시장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에 따르면, 처분효과는 손실이 난 주식은 오래 보유하고 이익이 난 주식은 서둘러 매도하는 경향을 뜻한다. 이익을 빨리 확정해 안도감을 얻으려는 심리와 손실 확정을 미루려는 심리가 함께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처분효과가 이익이 난 주식의 추가 수익 기회를 포기하게 하고, 손실이 난 주식의 손실은 누적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매도 기준 없는 익절은 또 다른 스트레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익절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수익을 확정하는 일은 투자에서 필요한 과정이다. 문제는 왜 팔았는지 설명할 수 없는 매도다. 목표 수익률에 도달해서 팔았는지, 기업 실적 전망이 달라져서 팔았는지, 단순히 주가가 흔들릴 것 같아 팔았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매도 기준이 있으면 주가가 더 올라도 후회는 줄어든다. 처음부터 10% 수익을 목표로 했다면, 이후 상승은 내 기준 밖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기준 없이 팔았다면 주가가 오를 때마다 판단이 흔들린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최고점 매도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고점은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직장인은 장중 흐름을 계속 볼 수도 없다. 회의 중, 이동 중, 업무 중에 주가가 크게 움직이면 대응은 더 어렵다.

결국 회사원 B씨는 최근 보유 종목마다 매도 기준을 따로 세우기 시작했다. 목표 수익률, 실적 발표 일정, 손실 제한선을 미리 정해두는 방식이다. 그는 "예전에는 팔고 나서 더 오르면 하루 종일 신경이 쓰였다"며 "요즘은 내가 정한 기준대로 팔았으면 그 뒤 가격은 덜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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