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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마디에 FIFA 흔들…국제축구계 '공정성' 충돌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항의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이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출전정지 징계를 전격 유예하면서 축구계가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벨기에 정부와 축구협회까지 FIFA의 결정이 정치적 압력에 따른 것 아니냐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UEFA는 성명을 통해 FIFA가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1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유예한 것은 "레드라인을 넘은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UEFA는 "규칙을 지켜야 할 기관이 규칙의 확실성을 보장하지 못하면 경기의 무결성과 대회의 신뢰가 훼손된다"며 "전례가 없고 이해할 수도, 정당화할 수도 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퇴장에 따른 자동 1경기 출전정지는 재량으로 변경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이미 같은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은 모두 징계를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대회 도중 특정 선수에게만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규정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은 미국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꺾은 경기에서 퇴장당한 발로건이 자동으로 벨기에와의 16강전에 결장할 예정이었지만 FIFA가 이를 경기 직전 유예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징계에 항의했고, 이후 FIFA가 징계 집행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나는 재검토를 요청했을 뿐이며 특정 결정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인판티노 회장은 똑똑하고 강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로건은 반칙조차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며 "두 선수가 서로 충돌해 얽힌 것뿐이지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FIFA는 징계규정 제27조를 근거로 사법기구가 징계 집행을 전부 또는 일부 유예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번 결정의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벨기에축구협회(RBFA)는 FIFA가 절차까지 부적절하게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결정문 사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FIFA가 이를 항소로 간주했고, 심판관을 지정한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자료 제출을 요구한 뒤 항소를 각하했다며 "정작 원래 결정에 대한 설명은 아직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막심 프레보 벨기에 외무장관도 "만약 전화 한 통 때문에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면 이는 축구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훼손하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그런 FIFA가 어떻게 공정한 경쟁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정치권 개입 논란은 전직 FIFA 수장까지 가세했다.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축구는 결코 정치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퇴장 판정은 정치인의 전화 한 통으로 뒤집혀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글렌 미칼레프 유럽연합(EU) 스포츠 담당 집행위원 역시 "발로건의 퇴장 판정 자체는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스포츠 규칙은 정치인이 아니라 스포츠 기구가 결정해야 한다"며 "정치적 영향력은 스포츠의 자율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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