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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배재고 화환에 "고약한 짓…등교하는 아이들 기분 어떻겠나" 일침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가수 하림./사진=하림 인스타그램 캡처
가수 하림./사진=하림 인스타그램 캡처
2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앞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를 비판하는 근조화환과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사진=뉴스1
2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앞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를 비판하는 근조화환과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가수 하림이 배재고등학교 앞에 놓인 근조화환을 향해 "고약한 습성이 만들어낸 꽃 낭비"라고 직격했다. 그는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변질된 근조화환 문화를 '혐오의 방식'이라 규정하며 등교하는 학생들이 받을 상처를 우려했다.

지난 6일 하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꽃으로 하는 고약한 짓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언젠가부터 정치적 공격을 근조화환으로 하는 기괴한 문화가 생겼다"며 "죽음을 연상시켜 받는 이의 기분을 망치겠다는 악의적인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화환의 리본들은 거리에 그대로 노출된 '오프라인 댓글'과 같다"며 "이 기형적인 유행 덕에 꽃집들은 잠시 매출을 올릴지 모르겠지만 길가에 늘어선 화환들에서는 꽃이 주는 기쁨이나 생명력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하림은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말로 다 하지 못하는 슬픔을 다독이거나 차마 전하지 못한 사랑을 고백할 때 꽃을 건넸다"며 "과거엔 폭력적인 총구에 꽃을 꽂아 평화를 말하던 이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봄이면 피어나는 벚꽃처럼 꽃은 늘 살아있는 것들의 편이었다"고 했다.

이어 "며칠 사이 배재고등학교에 이러한 화환들이 늘어서 있다고 한다"며 "누가 아이들의 학교 앞에까지 근조화환을 보내는가. 죽은 이의 넋을 기리는 순수한 애도의 자리에 쓰이던 '근조'라는 엄숙한 단어가 어떻게 오늘날 살아있는 이를 조롱하는 단어로 타락했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이슈에 편승하려 보내는 응원의 화환도 마찬가지다. 꽃은 누군가를 때리는 데 쓰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림은 "누가 무슨 잘못을 했든 간에 그 혐오의 잔재 사이를 뚫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어떤 기분을 느끼겠는가. 다 무섭고 다 싫고 다 밉지 않을까"라며 "세상은 원래 이렇게 서로를 미워하는 곳이라고 아이들이 무의식중에 학습하게 될까 두렵다. 극단주의는 이렇듯 일상 속에 스며든 혐오의 감정이 만들어낸다"고 했다.

이어 "거리에 가득 찬 조화는 결국 우리 사회의 감정이 그만큼 메말라가고 있다는 서글픈 증거"라며 "타인을 해치기 위해 무기화된 꽃은 더 이상 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마저 이 혐오의 방식에 익숙해지기 전에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지켜내는 최소한의 품격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 일부는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광주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라고 외쳐 논란이 됐다. 이는 지난 5월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하며 사용한 표현을 연상시켜 5·18민주화운동 조롱 및 지역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배재고 앞에는 근조화환과 응원화환이 놓였다.

배재고는 선창한 학생과 '탱크 데이'라고 소리친 학생 총 2명을 생활교육위원회 회부하고 징계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세한 경위를 파악한 뒤 교장·교감 등 관리자 책임을 물을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배재고 야구부원 36명 전원과 학부모 일부, 교직원 등 86명은 6일 광주일고를 찾아 피해 학생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과 광주일고 야구부 학생들은 광주일고 교내에 있는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탑을 함께 참배한 뒤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로 이동해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묘역을 참배하며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되새겼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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