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윳돈 80兆···주식·ETF로 대거 몰렸다
지난 1·4분기 가계·비영리단체 순자금운용 79조2000억원
전분기 대비 12조2000억원 증가..1년 만에 최대치 기록
자금운용 지분증권·투자펀드 중심으로 늘고, 자금조달 줄어
[파이낸셜뉴스] 올해 첫 분기 국내 가계 여윳돈이 약 80조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연초 상여금에 더해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 감소로 목돈이 생긴 결과로 풀이됐다. 자금 상당 부분은 증시로 향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4분기 자금순환'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금운용액은 7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67조원) 대비 18.2%(12조2000억원) 증가했고, 전년 동분기(88조) 이후 가장 크다.
순자금운용은 예금·보험·연금·증권 준비금으로 운용한 자금에서 금융기관 차입 등 조달 금액을 뺀 지표다. 해당 경제주체의 여유 자금으로 해석된다. 가계와 비영리단체 순자금운용 확대는 자금운용이 자금조달 증가분 이상으로 커진 결과다.
김용현 한은 경제통계1국 자금순환팀 팀장은 "연초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한 가운데 아파트 신규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여유자금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전기 대비 가계소득 증가율은 1.1%로 전기(-0.3%) 대비 상승 전환했고, 가계 총처분가능소득 역시 3.2%에서 4.5%로 상향 조정됐다. 전국 아파트 신규입주물량은 6만4000호에서 5만호로 빠졌다. 전년 같은 분기(8만9000호)와 비교하면 43.8%가 줄어든 셈이다.
자금운용은 전분기 84조3000억원에서 이번에 96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61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보다 세부적으로 보면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펀드 지분에 최대인 28조5000억원이 쓰였고, 거주자 발행주식 및 출자지분과 비거주자 발행주식이 각각 18조3000억원, 14조5000억원이었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29조4000억원으로 그 다음이었다. 예치금 중에서도 증권 예탁금은 늘었고, 은행 예금은 줄었다. 보험 및 연금준비금은 10조3000억원, 현금 등 기타는 2조5000억원이었다. 채권은 -7조4000억원이었다.
자금조달은 17조3000억원에서 17조1000억원으로 소폭이지만 줄었다. 금융기관 차입이 18조원에서 16조원으로 감소한 게 컸다. 여기엔 은행 대출뿐 아니라 증권사 신용공여, 주식담보대출 등도 포함된다.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하락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5.3%였다. 전분기 말(88.1%) 대비 2.9%p 하락했다. 김 팀장은 "가계대출 증가율은 정부 규제, 은행의 관리 등으로 0.6% 정도인 반면 이번 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4%가량 커졌다"며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하향 추세로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금융법인 순운용 규모는 전분기 1000억원에서 이번에 20조8000억원으로 20배 이상 불어났다. 이는 지난 2024년 1·4분기(5조8000억원) 이후 가장 많은 동시에 지난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치다. 자금운용과 자금조달 모두 증가했지만 전자의 폭이 보다 컸던 게 주효했다.
자금조달은 금융기관 차입을 위주로 58조3000억원에서 116조2000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는데 자금운용은 상거래신용, 직접투자 등을 중심으로 58조4000억원에서 137조원으로 2.5배 가까이 확대됐다.
김 팀장은 "비금융법인은 생산 활동 주체로서 재화와 서비스 생산을 위해 설비·기술투자를 진행하므로 대개 실물투자가 금융투자보다 많다"며 "하지만 이번엔 반도체 경기 호조로 인한 영업이익 급증에 따라 집적투자 등을 중심으로 자금운용 규모가 확대됐다"고 짚었다.
실제 상장기업 실적을 보면 당기순이익이 31조원에서 111조4000억원으로 3.5배 이상 커졌다.
일반정부 순자금조달 금액은 19조원에서 23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증가한 결과다. 금융기관 예치금을 중심으로 자금운용이 순처분(-25조6000억원)에서 순취득(46조4000억원)으로 돌아섰지만 자금조달 역시 국채 발행 및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순상환(-6조6000억원)에서 순차입(69조7000억원)으로 전환됐다.
국외부문 순조달 규모도 반도체 수출 대기업 주도의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로 51조9000억원에서 84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자금운용은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8조5000억원→ -62조1000억원)를 중심으로 46조4000억원에서 -20조9000억원이 됐다. 자금조달은 거주자 매입 해외주식 감소(61조5000억원→ 40조3000억원)로 오히려 98조4000억원에서 63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 1·4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 금융자산은 6417조1000억원이었다. 전분기 말(6207조6000억원)보다 209조4000억원 늘었다. 금융부채는 2440조9000억원에서 2466조8000억원으로 26조원 증가했다. 이에 따른 순금융자산은 3950조2000억원으로 183조5000억원 늘어났다. 역시 국내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투자자산의 잔액 증가 영향이다.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60배로, 전분기 말(2.54배)보다 상승했다.
금융자산은 예금 등이 42.3%로 가장 큰 비중을 나타냈고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28.8%), 보험 및 연금준비금(25.3%), 채권(2.8%) 등 순이었다. 금융부채는 예금취급기관 대출금이 70.5%로 선두였다. 기타금융중개기관 대출금(11.8%), 기타대출금(6.7%), 보험 및 연금기금 대출금(4.4%) 등이 뒤를 이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