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계엄령 놀이' 즐기며 갑질하고 돈 받은 비위 공무원, 30명 무더기 적발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강원 양양군청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는 7급 공무원 A 씨가 5일 오후 춘천지법 속초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12.5 /사진=뉴스1
강원 양양군청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는 7급 공무원 A 씨가 5일 오후 춘천지법 속초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12.5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환경 미화원들을 상대로 이른바 '계엄령 놀이'를 하며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을 일삼고, 직무 관련자로부터 2000만원을 수수하는 등 비위 행위를 저지른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공개한 '2025년 지자체 소극행정·공직기강 특별감찰 결과'에 따르면 비위 공무원 30명이 적발됐다. 행안부는 이들에 대해 중징계 등 처분을 요구하고, 총 1억2687만원을 환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찰은 지난해 11월 10일부터 12월 5일까지 4주간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강원 양양군청 소속 7급 운전직 공무원 40대 A씨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자신이 지휘·감독하던 20대 환경 미화원 3명을 상대로 강요, 폭행, 협박, 모욕 등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을 지속한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일이 시발점이 됐다.

A씨는 쓰레기 수거 차량을 일부러 먼 곳에 세워 놓고 피해자들을 걷게 하거나 이들이 탑승하기 전 차량을 출발시켜 따라 뛰도록 했다. 또 불붙은 담배꽁초를 던지거나 환복 중에 가슴을 발로 차고, 비비탄 총을 발사했다.

특히 A씨는 자신이 매수한 주식을 피해자들이 사도록 강요하고, 보유한 주식이 원하는 가격까지 오르지 않으면 "비상계엄 선포"라며 이들을 이불로 덮어 폭행했다. 뿐만 아니라 "주가 상승을 위해 속옷 등 물건은 빨간색만 사용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빨간색 속옷 착용 여부를 강제로 보여주게 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착용하지 않았을 때에는 폭행은 물론 반말·욕설, 비속어 등 모욕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확산하자, 대통령실이 철저한 감사와 수사를 지시하면서 파장이 더욱 커졌다. 결국 A씨는 최고 수위인 '파면' 조치됐으며, 현재 상습 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행안부는 이와 함께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도 즉시 가해자 분리 및 피해자 보호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팀장 등 관계자에 대해서는 경징계 및 훈계 처분을, 양양군청에는 기관경고 처분을 요구했다.

이번 감찰을 통해 직무 관련자로부터 현금과 골프 비용 등을 받은 공무원들도 적발됐다.

지자체 사업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B씨는 52억원 규모의 공사 계약을 체결한 업체 대표로부터 박스에 담긴 현금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다른 직무 관련자 4명과도 금전 거래를 했음에도 군수에게 관련 신고를 하지 않았다.

같은 사업소에서 일하는 공무원 C씨도 직무 관련자로부터 현금 1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직무 관련자는 C씨에게 200만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행안부는 해당 공무원들에 대한 중징계 처분과 함께 수사 의뢰를 요구했다.

또 다른 지자체 출장소 공무원 D씨는 직무 관련자인 업체 대표 등 3명과 골프를 치면서 골프 비용인 현금과 캐디피 등 31만7500원을 수수했으며, 같은 출장소 공무원 E씨도 직무 관련자로부터 3차례에 걸쳐 골프 비용 61만4000원을 받았다.

이 밖에도 행안부는 62억5000만원 규모의 공사를 추진하면서 준설량을 부풀려 1억6300만원을 더 지급받고, 부당하게 설계를 변경해 2억2500만원을 허위 청구하는 등 예산을 낭비한 지자체 공무원 F씨에 대해서도 경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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