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미국도 있는데 왜 한국만 시끄럽나"...'삼전닉스' 쏠림에 K-레버리지 몸살 [증시는 왜]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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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미국 거래 비중 8% 그쳤는데 국내는 31%…ETF가 '단타 수단'

코스피가 장중 6% 내리며 7500선으로 밀려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32.13p(1.64%) 내린 7919.20으로 출발해 하락세를 키우고 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3.33p(0.39%) 내린 843.74에 거래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제공
코스피가 장중 6% 내리며 7500선으로 밀려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32.13p(1.64%) 내린 7919.20으로 출발해 하락세를 키우고 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3.33p(0.39%) 내린 843.74에 거래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에도 2배·3배 레버리지 ETF는 있습니다. 한국만 논란이 커지는 건 상품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린 시장 구조 때문입니다."
국내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전체 ETF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지만 거래대금 비중은 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8%)의 약 4배 수준이다. 같은 레버리지 ETF라도 국내에서만 규제 논란이 커지는 배경에는 상품 자체보다 국내 증시의 높은 단기 매매 비중과 특정 종목 쏠림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다른 것은 '상품'보다 '시장 구조'
7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순자산 비중이 약 1%, 거래대금 비중도 8% 안팎에 머문다. 국내에서는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ETF 전체 거래의 31%를 차지해 미국보다 매매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국내 투자자들이 ETF를 장기 투자보다 단기 방향성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은 다양한 업종과 종목으로 자금이 분산되는 반면 국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초대형주에 투자자금이 집중되는 구조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등장하면서 특정 종목으로의 수급 쏠림이 이전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의 차이는 레버리지 ETF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시장 구조"라며 "국내는 특정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레버리지 자금까지 몰리다 보니 변동성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밸런싱 수요 커지며 '흔들'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추가 매수하고 하락하면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포지션을 조정한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리밸런싱 거래 규모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리밸런싱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 말부터 6월 말까지 삼성전자 관련 ETF에서는 약 3000억원, SK하이닉스에서는 약 2조1000억원의 리밸런싱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1조2000억원과 14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리밸런싱 수요가 일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 수준이었지만, 변동성이 확대된 날에는 10% 안팎까지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에 상장된 국내 종목 레버리지 ETF도 변수로 꼽힌다. 홍콩에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총순자산가치는 지난 2일 기준 각각 5조8000억원, 20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여기에 레버리지셰어스 등 해외 운용사들도 국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3배 레버리지 ETF를 출시하고 있다. 해외 상장 레버리지 ETF 시장이 커질수록 외국인 투자자의 모멘텀 거래가 늘고, 장 마감 무렵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리밸런싱 수요는 기초자산 수익률과 같은 방향으로 발생한다"며 "ETF 규모가 커질수록 리밸런싱 규모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이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레버리지 ETF의 일일 리밸런싱이 숏 감마와 유사한 특성을 보일 수 있으며 가격 등락의 진폭을 키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 이어 정치권까지…커지는 규제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규제 논의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 비중이 주식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가 확대될 경우 시장 쏠림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영향과 투자자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상장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장폐지를 검토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을 파면하기 바란다"며 "코스피가 카지노로 전락했다"고 적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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