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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넘게 가격 짜고 올린 전분 4사... 7476억 '역대 최대' 과징금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8년에 걸쳐 10조 원대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을 담합한 의혹을 받는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등 업체 관련자가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대상 임원이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4월 23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전분당 제품인 올리고당 등 전분당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뉴시스
지난 8년에 걸쳐 10조 원대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을 담합한 의혹을 받는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등 업체 관련자가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대상 임원이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4월 23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전분당 제품인 올리고당 등 전분당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7년 넘게 전분·전분당 가격을 담합한 4개 전분사에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은 가격을 함께 올리고 내리는 수준을 넘어 거래처에 보내는 공문 내용과 발송 시점, 가격 협상 전략까지 사전에 짜 맞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7일 대상, 사조씨피케이,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4개 전분사가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전분·전분당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합의해 실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7475억78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조사 결과 업체들은 옥수수 가격이 오를 때는 원가 상승분을 거래처에 신속히 전가하기 위해 8차례 가격 인상을 합의했다. 반대로 옥수수 가격이 내릴 때는 5차례에 걸쳐 가격 인하 폭을 최소화하고 인하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특히 이들은 대형 거래처에는 일부 가격을 낮춰주면서도 소규모 거래처와 대리점에는 최대한 판매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 방식도 치밀했다. 업체들은 가격 변경 폭과 시행 시기 뿐 아니라 환율과 원재료 가격 등 인상의 근거와 거래처에 보내는 공문의 발송 시기까지 사전에 맞췄다. 또 품목별 목표가격을 정한 뒤 각 업체가 이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거래처가 목표가격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했다. 공문 발송 당일에는 서로 회사를 방문해 합의 내용대로 작성됐는지 확인한 뒤 우체국까지 동행해 실제 발송 여부를 점검하기도 했다.

거래처와의 가격 협상 과정에서도 역할을 분담했다. 거래 비중이 가장 큰 업체가 협상을 주도하면 다른 업체들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목표가격이 관철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전분·전분당은 제과·제빵·제면, 음료, 맥주, 빙과 등 식품은 물론 제지와 철강 등 다양한 산업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품목이다. 국내 B2B 시장에서 이들 4개 업체의 점유율은 전분 95.7%, 전분당 86.4%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로 인해 담합을 처음 시작했던 2018년 5월 대비 판매가격이 최대 73%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분사들은 옥수수 가격 상승기에도 영업이익 감소를 최소화했고, 가격 하락기에는 원가 인하폭보다 판매가격 인하폭을 더 작게 가져가 영업이익을 개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담합의 관련 매출액은 6조525억원이다. 공정위는 부과기준율 15%를 적용해 대상 2341억원, 삼양사 2103억원, 사조씨피케이 2001억원, CJ제일제당 1029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번 행위는 매우 중대한 행위로 판단해 부과기준율을 적용했다"며 "공동 행위가 7년 이상 장기간 관행처럼 지속된 점, 20년 이상 4개 전분사의 과점체제가 유지돼 재발 가능성이 큰 점 등을 고려해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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