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는 모닝에 슬그머니 '쿵'…드러누워 기절한 척 연기한 50대男의 최후
[파이낸셜뉴스] 도로를 배회하며 달리는 차량에 일부러 몸을 부딪치려다 실패하자, 후진하던 경차를 타깃으로 고의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뜯어낸 50대 남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 구리경찰서는 후진하는 차량에 고의로 부딪친 뒤 보험금을 챙긴 혐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로 5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4월 26일 오전 11시께 구리시 수택동의 한 골목길에서 70대 운전자 B 씨가 몰던 모닝 차량이 후진하는 것을 보고 고의로 접근해 차량 뒷부분에 부딪힌 뒤, 합의금과 치료비 명목으로 약 9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이 사건은 일반적인 교통사고로 접수되어 자칫 70대 운전자 B 씨가 가해자로 몰려 처벌받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특히 피해 차량이 책임보험만 가입된 상태여서, 고의 사고임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운전자 B 씨는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아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건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사고 직후 A 씨가 넘어지는 모습이 일반적인 충돌 피해자와 달리 지나치게 부자연스럽고 과장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크게 다치지 않았음에도 현장에서 일어날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경찰이 올 때까지 누워만 있는 행동도 의심을 샀다.
경찰이 범행 현장 주변의 폐쇄회로(CC)TV를 추적한 결과 A 씨의 기만행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A 씨는 사고 발생 10여 분 전부터 인근 횡단보도와 도로 주변을 만취 상태로 배회하고 있었다.
영상에는 주행 중인 다른 차량들을 향해 이상한 타이밍에 기습적으로 돌진하고, 이에 놀란 차량들이 급제동하는 모습이 수차례 포착됐다. 앞선 주행 차량들을 상대로 한 범행이 실패로 끝나자, 골목길에서 서행하며 후진하던 70대 노인의 차량을 최종 표적으로 삼은 것이다.
A 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조사관이 횡단보도 대기 및 고의 충돌 시도가 모두 담긴 CCTV 영상을 제시하며 추궁하자 결국 고의성을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억울하게 형사처벌을 받을 뻔했던 운전자의 혐의를 벗겨내고 보험사기 범행을 밝혀내 다행"이라며 "CCTV에 찍힌 과장된 쓰러짐새와 사고 전 행적 추적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기존 교통사고 운전자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