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제주자치경찰 20년… 이제 '이원화'가 다음 시험대
2006년 전국 최초 별도 자치경찰 조직 출범
도민 생활 가까운 지역 맞춤형 치안 실험
창설 20주년 맞아 100여명 참석 기념식
김태환 전 지사·양영철 명예교수 감사패
위성곤 지사 "이원화 자치경찰 정착 지원"
학교안전·AI 스마트 안전망 확대도 추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대한민국 자치경찰의 첫 실험이 제주에서 시작된 지 20년을 맞았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별도 자치경찰 조직을 출범시킨 제주가 이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역할을 나누는 이원화 체제에서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창설 20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6일 자치경찰단 3층 참꽃마루에서 열렸다.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박영부 제주도 자치경찰위원장, 고평기 제주경찰청장, 오충익 자치경찰단장을 비롯해 자치경찰공무원과 유관기관·협력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제주자치경찰단은 2006년 7월 전국에서 처음 출범했다. 국가경찰 중심의 획일적인 치안체계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서비스를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첫 모델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제주자치경찰은 도민 생활과 밀접한 현장에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교통과 관광질서, 학교·지역 안전, 산림·환경 등 제주 지역의 특성이 강한 민생 분야에서 국가경찰과 다른 역할을 모색했다.
이번 20주년이 단순한 기념일에 그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국 최초라는 상징성을 20년 동안 유지해온 제주 모델이 앞으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인력을 실제로 분리하는 이원화 체제에서도 유효한지 다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성곤 지사는 기념식에서 "제주가 전국 최초로 구축해온 자치경찰 모델이 정부의 이원화 자치경찰제 추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 지사는 제주가 시범지역으로서 실질적인 모델 구현에 앞장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원화 자치경찰제의 핵심은 국가경찰 조직 안에서 자치경찰 사무만 구분하는 방식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조직과 인력, 지휘체계를 실질적으로 분리하는 데 있다.
제주에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과제다. 제주도 소속 자치경찰단이 이미 별도로 운영되고 있지만 국가경찰인 제주경찰청과의 업무 구분, 인력과 권한 배분, 현장 지휘체계를 어떻게 설계할지는 제도 정착의 핵심 문제가 될 수 있다. 제주도가 '전국 최초'라는 과거의 상징성에 머물지 않고 실제 치안 효과로 다음 모델을 보여줘야 하는 이유다.
이날 행사에서는 자치경찰제 도입과 발전에 기여한 김태환 전 제주지사와 양영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자치경찰 발전에 기여한 직원과 협력 유공자에 대한 표창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기념영상을 통해 지난 20년의 활동을 돌아봤다.
앞으로의 과제도 제시됐다. 제주도는 학교안전경찰관제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안전관리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자치경찰의 평가 기준도 조직 확대나 사업 숫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도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교통안전과 학교 주변 안전이 실제로 나아졌는지, 제주 특성에 맞는 예방 중심 치안이 국가경찰과 중복 없이 작동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AI 기반 안전관리 역시 기술 도입 자체보다 사고와 위험을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대응시간을 줄이는지가 중요하다.
위 지사는 "제주자치경찰은 지난 20년간 지역 맞춤형 치안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며 "예방 중심 치안을 강화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가 이원화 자치경찰제 모델 구현을 선도하고 학교안전경찰관제 확대와 AI 기반 안전 인프라 확충으로 도민 안전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충익 제주자치경찰단장은 "대한민국 자치경찰의 길을 개척해온 만큼 도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