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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경찰이 시민 신뢰 만든다"...주진화 서초서장의 치안 철학 [fn이사람]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위안부 피해자 모욕 사건 병합수사
주동자 구속·특별포상 성과
직원 복지·사기진작으로 조직 안정
"경찰도 주민도 만족하는 치안 목표"

주진화 서초경찰서장 (2026.07.02 사진=박범준 기자)
주진화 서초경찰서장 (2026.07.02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시민에게 신뢰받는 경찰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을 갖춘 유능한 경찰이 되는 것입니다."
주진화 서울 서초경찰서장은 7일 "'연습을 실전처럼, 실전을 연습처럼'이라는 자세로 끊임없이 준비해야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서장이 경찰의 길을 선택한 것은 대학 시절 의무경찰 복무 경험에서 비롯됐다. 충청도의 한 시골마을에서 자란 그는 어린 시절부터 제복 공무원을 동경했고, 의경 복무를 계기로 경찰의 길을 선택했다. 법학을 전공한 뒤 경찰 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하면서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로 경찰 생활 27년째를 맞은 주 서장은 대부분의 경력을 형사·수사 분야에서 보낸 '수사통'이다. 경제범죄부터 강력·마약·사이버범죄까지 수사 전 분야를 경험했고,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과 등을 거쳤다. 2021년 서울청 마약수사대장 시절에는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마약 사건을 수사하며 해외 밀반입부터 제조·유통까지 전 과정을 추적해 범죄의 근원을 차단하는 데 집중했다.

주 서장은 "단순히 투약자를 검거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범죄의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수사관들과 밤낮없이 수사했다"며 "그때의 사명감은 지금도 시민의 일상과 안전을 지키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회상했다.

주 서장에게 서초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2005년 경제수사팀장, 2015년 수사과장을 거쳐 지난해 경찰서장으로 부임하며 세 번째 근무를 하게 됐다.

주 서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서장 부임 직후 맡았던 위안부 피해자 모욕 사건을 꼽았다. 당시 위안부법 폐지를 주장하던 일부 단체가 학교에 무단으로 들어가 소녀상을 모욕하고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불법행위를 벌였고, 사건의 책임 관서로 서초경찰서가 지정되면서 전국에 흩어져 있던 관련 사건이 병합됐다.

서초서가 약 3개월 간 증거를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조사한 끝에 단체 대표자 등이 구속됐으며 해당 수사는 경찰청 특별포상으로 이어졌다. 주 서장은 "오랜 세월 아픈 역사의 피해자로 살아오신 분들의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되고, 역사를 부정하거나 피해자를 모욕하는 행위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역사적 정의가 바로 서고 인간의 존엄성이 더욱 굳건히 지켜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 서장이 마주한 서초의 치안 현장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 사건뿐 아니라 다양한 민생치안 과제도 함께 안고 있었다. 서초구는 약 28만명이 거주하는 주거지역인 동시에 법조타운과 국내 주요 기업 본사, 강남역·고속버스터미널 등 전국 최대 수준의 교통 요충지가 위치한 복합 치안지역이다. 하루 평균 250~300건의 112신고가 접수될 정도로 치안 수요도 다양하다.

주 서장은 부임 초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치안 과제로 법조타운 주변 집회 관리를 꼽았다. 그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인 만큼 최대한 존중돼야 하지만 시민들의 평온한 일상과 공공질서 역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현장 관리를 통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지역 치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서초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보이스피싱 예방도 서초서의 주요 치안 과제다. 서초서는 최근 삼성생명과 업무협약을 맺고 '보이스피싱 원스톱 신고체계'를 구축했다. 삼성생명이 운영 중인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이상거래가 탐지되면 경찰과의 직통 핫라인을 활용해 즉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실제 70대 여성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보험금 1억7000만원을 송금하려던 피해를 막아냈다.

주 서장은 "보이스피싱 예방은 홍보와 집중 단속, 금융기관 협력, 국제공조가 함께 이뤄질 때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같은 노력으로 전국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지난해보다 43%, 피해 규모는 48% 감소했다.

서울 서초경찰서 1층에 마련된 '명예의 전당'. 서초서 구성원들의 성과를 치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진화 서초서장은 "유능한 경찰이 시민의 신뢰를 만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자긍심과 사기 진작을 위한 조직문화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김예지 기자
서울 서초경찰서 1층에 마련된 '명예의 전당'. 서초서 구성원들의 성과를 치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진화 서초서장은 "유능한 경찰이 시민의 신뢰를 만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자긍심과 사기 진작을 위한 조직문화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김예지 기자
주 서장은 부임 후 '자랑스러운 서초인'을 선정하며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에 나섰다. 사진=김예지 기자
주 서장은 부임 후 '자랑스러운 서초인'을 선정하며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에 나섰다. 사진=김예지 기자

서초서는 대한변리사회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식재산권 침해 범죄 대응도 강화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전문 강사가 서초서 수사관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주 서장은 "K-컬처 확산으로 콘텐츠와 기술, 브랜드 등 우리나라 지식재산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대한변리사회와 협력해 수사관들이 전문적인 법률 자문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앞으로도 지식재산권 침해 범죄 수사의 완결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민관 협력 치안도 서초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분야다. 서초서는 청소년육성회와 경우회, 자율방범연합대 등으로 구성된 '치안 파트너스'를 운영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치안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청 '기본질서 리디자인'의 일환으로 추진된 강남역 일대 흡연부스 설치다. 교통환경 개선과 범죄예방 시설 확충 등 생활밀착형 치안 정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주 서장은 "치안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만큼 경찰만으로는 모든 치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협력단체와 주민 의견을 치안 정책에 적극 반영하는 '양방향 소통'이 협력치안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주 서장이 지향하는 목표는 '경찰도 주민도 만족하는 치안'이다. 그는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경찰의 존재 이유"라며 "성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직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서초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주 서장은 이를 위해 부임 이후 우수 직원 포상을 확대하고 '자랑스러운 서초인' 선정, 명예의 전당 운영, 신입 직원 웰컴키트 제공과 출산 축하 문화 정착, 여경휴게실 설치 등 조직문화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큰 사고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해준 것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온 결과"라며 "임기를 마친 뒤에는 원칙과 정의를 지키면서도 사람을 존중하는 경찰관, 후배들에게는 본받고 싶은 선배, 주민들에게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경찰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유능한 경찰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준비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경찰이 되자는 마음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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