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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곤 제주도정, 보고는 1장·회의는 결정만… '일하는 방식' 바꾼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13일부터 8월까지 회의체계 시범 운영
안건별 자료 1페이지… 나열식 보고 축소
회의 전 부서 조율, 쟁점·선택지 집중
제주시·서귀포시 현안회의 매주 정례
격월 공공기관장 회의 신설, 성과 점검
속도 높이되 '사전 보고'로 변질 경계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7일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열린 주간정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주도는 안건별 회의자료를 1페이지로 줄이고 나열식 보고 대신 핵심 쟁점과 대안, 결정사항을 집중 논의하는 새 회의체계를 오는 13일부터 시범 운영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7일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열린 주간정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주도는 안건별 회의자료를 1페이지로 줄이고 나열식 보고 대신 핵심 쟁점과 대안, 결정사항을 집중 논의하는 새 회의체계를 오는 13일부터 시범 운영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두꺼운 보고자료와 부서별 설명이 제주도청 회의실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민선 9기 위성곤 제주도정이 안건별 자료를 1페이지로 줄이고 회의에서는 쟁점과 대안을 놓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날 도청 삼다홀에서 열린 주간정책회의에서 '민선 9기 제주특별자치도 회의 운영 계획'이 논의됐다.

새 체계는 오는 13일부터 8월까지 시범 운영한다. 제주도는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보완해 9월 초 최종 매뉴얼을 확정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회의자료다. 앞으로 안건별 자료는 원칙적으로 1페이지로 작성한다. 부서 현황과 추진 실적을 길게 나열하기보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선택 가능한 대안은 무엇인지, 회의에서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를 담도록 했다.

의사결정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회의는 열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부서 간 기본적인 사실 확인과 의견 조율은 회의 전에 진행한다. 회의실에서는 설명 시간을 줄이고 쟁점과 대안, 결정이 필요한 사안을 놓고 논의한다.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회의는 보고를 듣고 끝나는 자리가 아니라 현안을 공유하고 쟁점을 조정해 실행을 결정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월간 정책회의와 주간정책회의의 역할도 나눈다. 매월 첫째 월요일 열리는 월간 정책회의에서는 도정의 큰 방향과 주요 정책을 공유한다. 회의는 실시간으로 생중계한다. 주간정책회의에서는 당면 현안과 부서 간 협업이 필요한 문제를 집중 점검한다.

도와 행정시가 정기적으로 만나는 회의도 신설한다. 도-행정시 현안회의는 매주 화요일 열린다.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격주로 참여한다.

생활민원과 도시관리, 지역 갈등, 행정시가 제주도 본청에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사안 등을 영상 또는 대면으로 논의한다. 그동안 도 본청과 행정시 사이에서 여러 부서를 오가던 현안을 정기적인 조정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취지다.

공공기관장 회의도 새로 만든다. 격월로 열어 기관별 성과 달성도와 도정과제 이행 상황을 살핀다. 제주도가 공공기관에 맡긴 대행업무가 제대로 관리되는지, 각 기관이 도정 목표에 맞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점검한다.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7일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열린 주간정책회의에서 민선 9기 회의 운영 개편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위 지사는 자료 작성 부담을 줄이되 회의가 현안 조정과 의사결정, 정책 실행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7일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열린 주간정책회의에서 민선 9기 회의 운영 개편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위 지사는 자료 작성 부담을 줄이되 회의가 현안 조정과 의사결정, 정책 실행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위 지사는 "도와 행정시가 생활민원과 지역 현안을 일상적으로 조정하고 공공기관도 도정과제 이행과 대행업무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 개편의 성패는 문서 분량을 줄이는 데서 갈리지 않는다. 1페이지 보고서가 핵심 쟁점을 정확히 담지 못하면 간결함이 정보 부족으로 바뀔 수 있다.

회의 전에 부서 간 조율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주의 깊게 볼 대목이다. 공식 회의시간은 짧아졌지만 공무원들이 사전 보고와 비공식 조율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면 업무 부담을 줄였다고 보기 어렵다.

결정 속도를 높이려면 회의 이후의 책임도 분명해야 한다. 누가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하고 다음 회의에서 이행 여부를 확인해야 '회의를 위한 회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위 지사도 "회의를 줄이는 데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며 "자료 작성 부담은 덜고 필요한 점검과 의사결정은 충실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열식 보고보다 핵심 쟁점과 판단이 필요한 사항, 후속 조치 계획을 간결하게 담아야 한다"며 간부들이 먼저 보고문화를 바꿔 달라고 주문했다.

민선 9기 첫 도민 소통 행사와 제주도의회 임시회 준비도 이날 회의에서 다뤄졌다. 위 지사는 오는 11일 열리는 타운홀 미팅을 정책 설명회에 머물지 않도록 하고, 현장에서 나온 민생 현안과 제안을 실제 정책 추진 과정에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현장 의견은 소관 부서가 신속하게 검토하고 책임 있게 답변하도록 했다.

오는 9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452회 제주도의회 임시회와 관련해서는 민선 9기 주요 업무보고와 조례안 심의에 철저히 대비하고 도의회 의견을 충분히 설명·협의하라고 주문했다.

새 회의체계는 13일부터 시험대에 오른다. 평가 기준은 회의자료가 몇 페이지 줄었는지가 아니다. 결정이 빨라졌는지, 부서 사이에 떠돌던 현안이 해결됐는지, 행정시와 공공기관의 책임이 더 분명해졌는지가 중요하다. 회의실에서 쓰는 시간을 줄인 만큼 정책이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짧아져야 개편의 의미도 살아난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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