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도 반도체 쏠림…급락에도 순매수 상위 10개 중 6개
[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오히려 반도체 관련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6개가 반도체 관련 상품이었으며, 이들 종목이 일제히 두 자릿수 하락한 상황에서도 저가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6개가 반도체 관련 종목·ETF로 집계됐다. 이들 6개 상품의 순매수액은 총 5억5267만달러(한화 약 8445억9083만원)로 상위 10개 전체 순매수액의 68.1%를 차지했다.
순매수 1위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SOXL로 2억58만달러가 몰렸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9551만달러로 뒤를 이었고, DRAM 2배 ETF(ROUNDHILL T-REX 2X LONG DRAM DAILY TARGET ETF)와 마이크론도 각각 8492만달러, 7798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밖에 샌디스크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SNXX와 샌디스크도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상위권에 오른 반도체 관련 종목·ETF는 같은 기간 일제히 급락했다. SOXL은 27.0% 하락했고,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마이크론도 각각 18.0%, 14.7% 내렸다. DRAM 2배 ETF는 12.3% 하락했으며 SNXX와 샌디스크는 각각 43.7%, 23.3% 급락했다. 반도체 관련 6개 종목·ETF가 모두 두 자릿수 하락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도체주의 급락을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가파른 상승 이후 나타난 과열 해소 과정으로 보고 있다. 올해 2·4분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7.8% 상승해 역사상 가장 높은 분기 수익률을 기록했다. S&P500에서 반도체·반도체 장비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 수준까지 높아진 만큼 차익실현 압력과 작은 악재에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지난주 메타가 잉여 컴퓨팅 자원을 임대할 것이라는 소식에 글로벌 증시 전반이 발작을 일으킨 것이 적절한 예시"라며 "메타 내부의 유휴 자원이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반도체 업종의 차익실현 빌미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급락으로 메모리 관련주의 기술적 과열 부담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모리주의 주가 상승이 실적 개선에 기반한 데다 이익 추정치 상승폭이 주가 상승폭을 웃돌면서 밸류에이션 매력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서 팀장은 "최근 증시가 철저히 이익 개선에 기반해 랠리를 펼쳐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여전히 이익 가시성이 가장 높은 곳이 반도체를 포함한 AI 인프라 영역임을 고려할 때 매크로 여건이 추가로 개선되더라도 시장의 리더십이 쉽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