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덕에 年 영업익 400조 가시권… TV 등 완제품은 '소외'[삼성전자 역대급 실적]
3분기 증권사 전망 평균 110조
올 전체로는 400조까지 바라봐
가격압박 커진 세트사업은 둔화
2분기 DX부문 1조 안팎 그칠듯
삼성전자가 2·4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판으로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을 넘어 400조원을 바라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인공지능(AI) 메모리 초호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가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 실적을 추가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메모리 가격 급등 등 부품 가격 인상은 완제품(DX) 사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며 사업부 간 온도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연간 400조도 바라봐"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10조3442억원, 4·4분기는 120조2492억원이다. 올해 1·4분기 영업이익 57조2328억원과 2·4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더하면 연간 영업이익은 약 373조원으로 예상된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호황으로 DS부문이 전사 실적을 견인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2·4분기만큼 가파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른바 메모리 피크아웃(정점 뒤 상승세 둔화)에 대한 우려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가격 상승률은 다소 둔화되더라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HBM 수요 증가로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만큼 메모리 업황 자체가 꺾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가격은 원래 한 자릿수 인상 정도로 예상됐지만 최근에는 20% 인상 전망이 나오면서 우려가 다소 해소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3·4분기에도 실적 흐름은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메모리 품귀 및 가격 급등,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약진으로 인한 중국산 메모리들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향후에도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공급망 제왕'으로 불리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메모리 가격 상승을 "100년에 한 번 있을 홍수"에 비유하며 "어떤 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애플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메모리 사용도 검토 중이다.
■반도체 웃는데 TV·생활가전 울상
DS부문과 달리 메모리 가격 상승은 세트사업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DX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TV(VD)와 생활가전(DA) 사업 역시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적자를 가까스로 면하는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가격 강세는 스마트폰과 TV·생활가전 등 완제품을 생산하는 DX부문에는 원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8~63%, 낸드플래시 가격은 55~60% 상승했다. 메모리 가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모두 전가하기 어려운 만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3·4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3~18%, 낸드플래시 가격은 10~15%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TV사업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까지 겹치며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생활가전 사업도 소비 둔화와 물류비, 원재료 가격 부담이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MX) 사업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X사업부는 연중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메모리 원가 부담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 가격 상승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리고 있지만 세트사업은 부품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모두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당분간 DS와 DX의 실적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