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애국기업 살리자"…누리꾼들 '돈쭐'에 상폐위기 한성기업 11% 급등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성기업
한성기업
한성기업은 전 거래일 대비 3.78%(175원) 오른 4810원(7일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뉴스1
한성기업은 전 거래일 대비 3.78%(175원) 오른 4810원(7일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20여 년간 참전용사를 위한 후원 행사를 이어온 국내 중견 수산식품 기업이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 탓에 위기에 놓이자,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불매운동이 아닌 '구매운동(돈쭐)'에 나서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7일 유통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한성기업의 공식 자사몰 '한성마켓'은 전날부터 평소 대비 수십 배가 넘는 주문량이 몰리며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단기간에 주문이 폭주하면서 소시지, 크래미 등 주요 가공식품 라인업이 잇따라 품절되었고 배송 지연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같은 이례적인 현상은 최근 소셜미디어 스레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엔 참전용사를 25년간 전액 후원해 온 한국 토종기업 한성기업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급격히 확산된 데 따른 결과다.

1963년 설립돼 '크래미' 등의 브랜드로 친숙한 한성기업은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과 거래처 채권 손상 등으로 실적 악화를 겪어왔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3184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약 110억 원에서 58억 원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실적 부진 여파로 지난달 주가가 4200원 선까지 밀리면서 시가총액은 261억 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한국거래소가 자본시장 건전성 강화를 위해 7월부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상장폐지 기준 시가총액을 기존 2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상향했다는 점이다. 기준 미달 상태가 지속되면 상장폐지 절차가 밟힐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좋은 기업이 허탈하게 증시에서 퇴출당하게 둘 수 없다"며 자발적인 구제 운동에 착수했다.

소비자들은 자사몰 제품 구매 인증샷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응원 투자'로 기업 살리기에 화력을 보탰다. 온라인상에는 "소액이지만 응원의 마음을 담아 10주를 매수했다", "월요일 개장하자마자 매수 완료했다"는 주식 계좌 인증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한성기업의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지난 6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성기업은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11.58% 급등한 4720원까지 치솟았다. 이어 7일에도 주식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중 5000원 선을 회복, 시가총액 300억 원 안팎을 기록하며 상장폐지 기준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태가 확산하자 한성기업 측은 서둘러 공식 입장문을 내고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하는 동시에, 과열된 여론에 대해 정직하게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모습을 보였다.

한성기업은 입장문을 통해 밀려드는 신규 가입과 주문량에 임직원 모두 가슴 벅찬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국산 원재료만 사용하는 착한 기업'이라는 세간의 인식에는 오해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국산 원료를 우선하되 다양한 국가의 선별된 원재료도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원산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5회째 이어온 유엔 참전용사 대상 '영웅을 위한 음악회' 후원에 대해서도 "애국기업이라는 과분한 칭찬을 받았지만 이는 음악인들의 순수한 봉사 없이는 불가능했던 행사"라며 공을 돌렸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참전용사 #한성기업 #상장폐지 #구매운동 #수산식품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