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남권 반도체, 인프라가 관건… 국제학교·계약학과 유치도"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회서 정책토론회 열려
"용인처럼 순차 추진하면 늦어
토지·인허가·전력·용수 동시 진행"
각계 전문가들 속도전 주문
반도체특별법 개정 목소리도

"서남권 반도체, 인프라가 관건… 국제학교·계약학과 유치도"

'속도'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지목됐다. 특히 여전히 송전선로 등 전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반도체 팹(공장) 착공 이전에 대규모 전력망과 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만 반도체 공장 구축 지연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인재양성 및 정주여건 개선, 특별법 제정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해야 호남지역으로 반도체 산업의 확장 이전이 가능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왔다.

■"땅만 있다고 해서 가능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글로벌 반도체 경쟁의 승패가 결국 속도에서 갈리는 만큼 개별 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인프라와 제도, 인력양성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묵 한국광기술원 본부장은 "반도체 팹은 부지만 있다고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력과 용수·폐수처리·도로·가스 등 기반시설이 투자 시점에 맞춰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례를 언급하며 순차 추진 방식의 한계도 짚었다. 그는 "용인처럼 부지와 보상·환경·전력·용수를 순차적으로 추진하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토지와 인허가, 인프라를 하나의 패키지로 병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구마모토 TSMC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구마모토 1공장은 착공 후 22개월 만에 준공됐지만 2공장은 교통과 기반시설 문제로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며 "광주·전남은 팹 4개가 동시에 들어올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력망 구축과 용수 확보 역시 핵심 과제로 거론됐다. 변전소와 송전망 투자뿐 아니라 동복댐과 주암댐을 활용한 상수도망 연계, 초순수 생산, 폐수 재이용 시스템까지 통합 구축해야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학교·사택 조성해야"

조현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AI반도체과장은 "오는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이달부터 팹 착공 준비에 들어간다"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은 결국 속도가 결정한다"고 밝혔다.

조 과장은 기업 유치 조건으로 대규모 부지와 신속한 인허가, 전용 변전소, 이중화 수전선로, 8기가와트(GW)급 전력 공급체계, 하루 40만t 규모 초순수 공급체계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수도권 숙련인력 유입을 위해 주거와 의료, 보육, 문화, 교통, 자녀 교육 등 정주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특별법과 반도체특별법 개정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 과장은 "조례만으로는 기업 지원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특별법과 반도체특별법 개정을 통해 반도체 전략위원회와 상설 지원기구 설치 근거를 마련하고 기업별 전담 지원과 투자 이행 체계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 확보 역시 단기, 중장기로 나눠 체계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반도체 팹 1기당 약 3000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총 4기가 들어설 경우 1만2000명을 필요로 한다. 장래엔 호남권 반도체 인재를 양성해 투입한다고 해도 초기엔 반도체 인력들의 이주가 불가피하다. 국제학교, 영재고, 의료시설, 사택 단지 등도 서둘러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맹종선 전남대 반도체공동연구소 교수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빠르게 추진되는 만큼 인력 양성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서남권에는 전공정 교육을 수행할 공공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대학 연합형 공용 팹 및 반도체 계약학과 유치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학과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병역특례 등 제도적 지원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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