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전력수요 급증... "신규 원전 2~4기 증설"
12차 전기본 수요전망 재산정 착수
최소 2~4기 추가 건설계획 담길듯
완공 전엔 영남 전력 끌어올 수도
송전망 확충·LNG 발전 등 변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해당 지역 전력 수요가 2.5기가와트(GW)에서 24.7GW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2~4기의 신규 원전 추가 건설계획이 추진된다.
다만 12차 전기본에 반영될 신규 원전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공급을 하기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영남 지역의 신규 원전(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 등에서 전력을 가져다 쓸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주 12차 전기본 잠정 수요전망 재산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달 29일 발표된 '3대 메가프로젝트'의 전력 수요 전망치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로 풀이된다. 지난 4월 발표된 12차 전기본 잠정 수요 전망은 131.8~138.2GW였다. 3대 메가프로젝트로 인해 추정되는 전력 수요(약 24.7GW)는 애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같은 대규모 전력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원전이 최소 2~4기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 "한빛 영광 원전에는 두 기를 더 지을 수 있는 땅이 있고, 울주 쪽에도 두 기를 더 지을 땅이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원전 증설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제는 신규 원전은 부지 선정부터 준공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걸리는 반면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30년대 초·중반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시점이 어긋난다는 점이다.
더욱이 영광 지역의 한빛 원전들은 수명 만료로 발전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 해당 지역의 전력 공급이 앞으로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빛 원전 1호기는 지난해 12월 가동이 중단됐고, 2호기 역시 오는 9월 운전을 중단한다. 3~6호기는 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영남 지역의 신규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호남으로 끌어오는 동서축 송전선로 건설이 필요하다. 다만 송전선로 건설 시 영남 지역 주민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이 고민이 될 전망이다.
전력이 1초만 끊겨도 수천억원의 웨이퍼를 폐기해야 하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외부 송전망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공장 내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온사이트 LNG 열병합 발전'도 사실상 불가피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김성환 장관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관건은 정기국회 전후로 확정될 12차 전기본에 원전 증설과 송전망 확충, LNG 발전이라는 세 카드가 어떤 조합으로 담길지가 변수이며 최종안 확정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정부가 4기 정도의 신규 원전 반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신규 대형 원전은 부지 결정 후 가동까지 장시간이 소요되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단기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며 "영남지역 원전의 전력을 호남으로 가져오려면 송전선로 건설 과정에서 주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온사이트 LNG 열병합 발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