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이 겪은 공황장애…숨 막히는 공포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가수 윤종신이 번아웃 이후 공황장애 증상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방송을 마친 뒤 당시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지쳐 있었고, 짧은 터널 안에서 갑자기 숨이 막히는 경험도 했다고 말했다. 공황장애는 갑작스러운 공포와 신체 증상이 반복되는 불안장애로, 심장이나 호흡기 질환으로 오해하기 쉬워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윤종신은 지난 3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오랜 방송 활동 뒤 번아웃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녹화를 마쳐도 방송 내용이 기억에 남지 않았고, 집에서 다시 보면 정상적으로 진행했는데도 당시 기억이 흐릿해 힘들었다고 했다.
공황장애 증상을 처음 겪은 순간도 설명했다. 그는 짧은 터널에서 쉬고 있던 중 갑자기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았고, 이후 그것이 공황장애 증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갑자기 강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질환이다. 핵심 증상은 공황발작이다. 발작이 오면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막히거나 가슴이 답답해질 수 있다. 식은땀, 손발 저림, 몸 떨림, 어지럼, 메스꺼움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공황발작이 갑자기 시작돼 대개 10분 안에 최고조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증상은 시간이 지나며 가라앉는 경우가 많지만, 환자는 그 순간 죽을 것 같은 공포나 통제력을 잃을 것 같은 불안을 느낄 수 있다.
문제는 발작이 끝난 뒤에도 후유증이 있다. 한 번 공황발작을 겪으면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예기불안이 생길 수 있다. 이후 터널, 지하철, 엘리베이터, 비행기, 공연장처럼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느끼는 장소를 피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공황발작이 있다고 모두 공황장애는 아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발작이 반복되고, 발작에 대한 걱정이나 회피 행동이 이어지면 공황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출근, 대중교통 이용,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공황장애로 진료받는 사람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3년 공황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4만7061명이었다. 2017년 14만4943명과 비교하면 6년 사이 70.5% 늘었다. 약 1.7배 증가한 수치다.
실제 환자는 통계보다 많을 수 있다. 공황발작은 가슴 두근거림과 호흡곤란이 두드러져 심장 문제나 폐 질환으로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부담 때문에 병원 방문을 미루는 사람도 있다.
원인은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뇌의 불안 조절 회로와 신경전달물질 변화,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로, 과거 경험 등이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다. 카페인 과다 섭취나 음주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공황장애는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은 공황장애 치료에 약물치료와 정신치료가 함께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약물치료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같은 항우울제가 주로 쓰이고, 필요에 따라 항불안제가 단기간 사용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도 많이 활용된다. 공황발작 때 나타나는 신체 감각을 곧바로 위험 신호로 해석하는 습관을 교정하고, 피하던 장소나 상황에 단계적으로 적응하도록 돕는 치료다. "심장이 빨리 뛴다"는 감각을 "곧 쓰러진다"로 연결하는 생각을 바꾸는 과정이 포함된다.
치료를 미루면 회피 행동이 늘 수 있다. 터널에서 증상을 겪은 뒤 터널을 피하고, 지하철에서 불안을 느낀 뒤 대중교통을 피하는 식이다. 생활 반경이 줄어들면 우울감이나 대인관계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황발작은 생명을 바로 위협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처음 겪는 사람에게는 매우 강한 공포로 다가온다. 특히 가슴 통증, 호흡곤란, 어지럼이 갑자기 생기면 심장질환이나 다른 신체 질환과 구분이 필요하다. 처음 나타난 증상이거나 평소와 다른 양상이라면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평소에는 수면을 줄이지 않고, 카페인과 에너지음료를 과하게 마시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음은 불안과 수면을 모두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편이 좋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호흡 조절 훈련도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윤종신의 사례처럼 공황장애는 오래 일하고 버티는 사람에게도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숨이 막히는 느낌, 심한 두근거림,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반복된다면 의지만으로 넘기기보다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