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염 있으면 모발 이식 못 하나요?" 두피염 '유무'보다 '정도'가 관건 [김진오의 탈모탈출]
[파이낸셜뉴스] "비듬이 좀 심한데 괜찮을까요." "머리가 자주 가려운데 심은 머리가 빠지면 어떡하죠."
탈모만으로도 충분히 속상한데, 두피까지 말썽이면 더 고민이 많아진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지루성 두피염이 있으면 모발 이식을 못 하느냐"는 것이다. 지루성 두피염 그 자체만으로는 수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는 있다.
지루성 두피염(정확한 명칭은 지루성 피부염이지만, 두피에 생긴 지루성 피부염은 지루성 두피염으로 흔히 말한다)은 흔한 질환이다. 말라세지아라는 피부 상재균과 피지, 피부 장벽, 염증 반응이 얽혀 생긴다. 두피가 붉어지고, 기름진 각질이 생기고,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이 반복된다. 비듬과는 다르다. 비듬은 염증이 없다.
지금 두피에 염증이 활발하다면 수술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두피를 진정시키는 것이다. 모발 이식은 모낭이 새로운 자리에서 살아가도록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는 일이다. 흔히 모낭을 씨앗, 두피를 밭에 비유한다. 씨앗이 아무리 좋아도 밭이 질척이고 뜨겁게 달아올라 있으면 뿌리내리기가 어렵다. 반대로 밭을 고르고 물길을 정리한 뒤에는, 같은 씨앗이라도 편안하게 자리 잡는다.
두피에 염증이 많으면 모발 이식 후 회복에도 문제가 생긴다. 모발 이식은 모낭을 채취하는 부위에도, 옮겨 심는 부위에도 수많은 상처를 낸다. 이 상처들이 잘 아물고 옮겨 심은 모낭이 빠르게 혈류를 공급받아야 결과가 안정적이다. 두피에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 모발 이식을 하면 모낭염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될 수도 있고, 수술 자극 자체가 두피염을 더 키우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물론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 병은 모낭을 직접 파괴하지 못한다. 그저 모낭이 살아가는 주변 환경을 안 좋게 만든다. 환경은 조절할 수 있다.
실제로 모발 이식을 계획할 때는 두피의 붉은기, 각질, 가려움, 따가운 증상 등이 안정되어 있는지 본다. 특히 비절개 모발 이식에서는 후두부 공여부 상태가 중요하다. 머리를 가져올 곳도 건강해야 한다. 후두부 염증이 심하면 채취와 회복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보통은 몇 주 시간을 두고 상태를 확인한 뒤 수술을 잡는다. 전날 약용 샴푸를 열심히 해서 잠깐 말끔한 것과 실제 염증이 가라앉은 것은 다르다. 두피도 겉으로는 괜찮은 척할 때가 있다.
관리는 약용 샴푸를 기본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외용 치료제를 쓴다. 케토코나졸, 시클로피록스, 징크피리치온 같은 성분이 흔히 쓰인다. 염증이 심하면 짧은 기간 스테로이드 외용제를 쓰기도 하지만 오래 쓰지 않는다. 수술 전 두피 관리는 두피가 차분해지도록 달래는 과정이다.
수술 후에도 조급하면 안 된다. 수술 직후에는 이식모가 자리 잡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개 초반 10일에서 2주 정도는 자극이 적은 세척 방법을 따르는 것이 좋고, 약용 샴푸는 상처와 딱지가 안정된 뒤 천천히 다시 시작하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지루성 두피염이 있다면 "모발 이식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아니라 "지금 해도 되는 상태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진에게 증상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언제 심해지는지, 어떤 샴푸를 쓰는지, 가려움은 어느 정도인지, 최근에 붉어진 적이 있는지를 알려주면 수술 계획을 세우기 좋다.
/김진오 뉴헤어모발성형외과 대표원장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