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05년생 확인했는데, 왜?"…가짜 모바일 신분증에 당한 사장, '영업정지' 안당했다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14일 경기 이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가 여성 손님들의 모바일 신분증을 검사하고 있다./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지난달 14일 경기 이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가 여성 손님들의 모바일 신분증을 검사하고 있다./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파이낸셜뉴스] 가짜 모바일 신분증에 속아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60대 치킨집 사장이 결국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신분증 확인했지만...05년생이라고 속인 08년생들

지난 7일 JTBC '사건반장'에는 경기 이천에서 12년째 치킨집을 운영 중인 60대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오전 1시께 여성 손님 5명이 전화로 예약한 뒤 가게를 찾았다. 주문을 받기 전 A씨는 신분증 검사를 요구했고, 이들은 모두 모바일 신분증을 제시했다. 모바일 신분증에는 모두 2005년생으로 표시돼 있었고, A씨는 얼굴과 신분증을 대조한 뒤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손님들은 짬뽕탕과 소주 2병, 콜라 2병 등 총 4만 3000원 어치를 주문했고, 약 1시간 동안 식사를 이어갔다.

가게 앞에 경찰차가 도착하자 손님들은 "경찰차다. 구경가자"라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후 경찰관들은 A씨 가게로 들어와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A씨는 "신분증 확인했다. 전부 2005년생이였다"며 신분증을 확인하는 영상까지 보여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달아난 손님들의 뒤를 쫓았고, 결국 3명이 붙잡혔다. 조사 결과 이들은 2008년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모바일 신분증의 '상세보기' 기능을 확인한 결과 실제로 2008년생으로 밝혀진 것이다.

경찰 "상세히 확인했어야"... 진술서 작성 요구

경찰은 A씨에게 진술서 작성을 요구했고, 이에 A씨는 "신분증을 확인했는데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이에 경찰은 "신분증을 상세히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A씨는 경찰서로 조사를 받으러 갔고, 붙잡힌 청소년들이 "A씨가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는 말을 듣게 됐다.

청소년들은 "2008년생 신분증을 보여줬는데, A씨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술을 제공했다"며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2005년생이 적힌 모바일 신분증을 확인했다"고 해명했으나 경찰은 "모바일에서 상세보기도 눌러보고, QR 인증도 해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이날 처음으로 모바일 신분증을 봤다"며 "일반 신분증처럼 확인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왜 바보처럼 믿었나 싶고 후회된다"고 토로했다.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 "속이는 청년들 법의 혜택 없다"

경찰은 조사 결과 청소년들이 허위 신분 정보를 이용해 A씨를 고의로 속인 정황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A씨에게 지난달 23일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통보했다. A씨는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연을 접한 박지훈 변호사는 "예전에는 청소년 보호법이 완전히 무과실 책임을 지어줬었지만 지금은 속이는 청소년들에게 법의 혜택을 주지 않는다"며 "그래서 영업정지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점주분들이 조금 더 확인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행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이 위·변조 신분증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으로 신분을 속인 사실이 인정될 경우 업주의 고의나 과실이 없으면 행정처분을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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