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올 영업익 6000억에 힘실린다
중동사태 격화로 운임↑…VLCC 순차 인도로 선종 다각화
[파이낸셜뉴스]국내 대표 벌크선사 팬오션의 올해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로 탱커 운임이 뛰는 가운데, SK해운으로부터 사들인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순차적으로 인도되면서 선종 다각화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다.
■팬 오션, 전 사업부에 걸쳐 이익 개선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 8일 팬오션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790억원에서 6018억원으로 상향했다. 앞서 LS증권은 5월 27일 6060억원, 대신증권은 6월 23일 6080억원을 제시하며 6000억원 이상을 내다본 바 있다. 그동안 증권가는 한국투자증권 5720억원, 미래에셋증권 5820억원, 신영증권 5910억원, 신한투자증권 5733억원, NH투자증권 5970억원 등 6000억원을 밑도는 눈높이를 유지해 왔다. 실적 눈높이가 한 단계 올라선 셈이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전 사업부에 걸친 이익 개선이 자리한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의 2·4분기 매출액을 해상운임 상승과 환율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1조608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기간 벌크선 매출은 28% 증가한 1조300억원, 벌크선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600억원으로 전망됐다. 컨테이너선 영업이익은 운임 강세에 12% 증가한 170억원, 장기계약 기반의 LNG선은 전 분기와 유사한 480억원으로 추산됐다.
특히 탱커 부문의 증익폭이 두드러졌다. 안 연구원은 "전쟁 이후 탱커 수요가 수에즈운하 서쪽(웨스턴) 수역을 중심으로 늘면서 이익 증가를 견인했다"며 2·4분기 탱커 영업이익을 116% 급증한 350억원으로 봤다. 이에 따라 2·4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31% 늘어난 1607억원까지 열려 있다는 진단이다.
연간 실적 전망도 밝다. 발틱운임지수(BDI)가 단기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하방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BDI는 지난 4일 저점(715) 대비 큰 폭으로 반등해 최근 2800선을 회복하며 시황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안 연구원은 "재고 축적 수요와 유가 상승, 선박 가격 상승이 벌크선 운임에 모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3·4분기 영업이익을 1560억원으로, 연간 추정치를 6018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다른 축은 에너지 수송으로의 확장
성장의 또 다른 축은 에너지 수송으로의 확장이다. 팬오션은 지난 2월 SK해운으로부터 장기 운송계약이 연계된 VLCC 10척을 9737억원(약 6억68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해당 선박은 5월 말부터 단계적으로 인도되고 있다. 여기에 VLCC 6척을 신조 발주하며 원유 수송 역량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인수 단가가 척당 약 974억원으로, 현재 시장가(약 1170억원) 대비 척당 200억원가량 평가이익이 발생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지니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타르에너지, 셸(Shell) 등 글로벌 메이저와 5~15년 장기 대선계약을 맺은 LNG선 10척이 BDI 변동과 무관한 고정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며 "2025년 들어 LNG·탱커·컨테이너를 포함한 비(非)벌크(Non-Dry) 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처음으로 벌크선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매출의 40% 이상, 영업이익의 68~70%를 차지하는 장기운송계약(COA)이 다운사이클에서도 이익 하방을 지지하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팬오션은 BDI가 크게 하락한 지난해 3분기에도 영업이익 12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을 2.2%로 방어한 바 있다.
■중동 리스크도 위협 아닌 기회
중동 리스크는 위협이 아닌 기회로 평가된다.
호르무즈·수에즈 해협의 긴장 고조로 서방 선사들의 우회 항로 이용이 굳어지면서 톤마일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팬오션은 MR 탱커를 웨스턴 풀(Pool)에 집중 편입해 동쪽 대비 3~4배 높은 하루 4만5000달러 수준의 운임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풀은 2주 단위 정산 구조여서 시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고, 웨스턴 공급이 빠듯해질수록 수익이 추가로 확대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비용 측면의 방어력도 갖췄다. 팬오션은 긴급유류할증료(EBS)를 통해 유가 상승분을 화주에게 즉시 전가할 수 있어 유가 급등 국면에서도 충격을 최소화한다. 그는 "총평균법 기반의 유류비 회계 처리 방식이 분기 내 비용 변동성을 완충한다"고 덧붙였다.
포트폴리오 재편도 뚜렷하다. 2024년 초 3척에 불과하던 LNG 운반선은 현재 10척으로 늘었고, 2척이 추가로 도입되면 2025년 말 LNG 벙커링을 포함한 가스선 선대는 13척 규모로 확대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