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비료도 맞춤 처방"…횡성군 원스톱 서비스 첫선

김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비료처방기 '비료엔온' 개발
농협 키오스크서 즉석 처방
특허 출원·상표등록 완료

횡성지역 한 농민이 횡성군이 개발한 비료처방기 '비료엔온(ON)'을 체험하고 있다. 횡성군 제공
횡성지역 한 농민이 횡성군이 개발한 비료처방기 '비료엔온(ON)'을 체험하고 있다. 횡성군 제공

【파이낸셜뉴스 횡성=김기섭 기자】농민이 비료를 사는 자리에서 곧바로 토양에 맞는 처방을 받는 서비스가 횡성에서 전국 처음으로 선보인다.

10일 횡성군에 따르면 횡성군 농업기술센터는 토양검정 데이터와 비료 판매망을 실시간으로 잇는 맞춤형 비료처방기 '비료엔온(ON)'을 전국 최초로 개발하고 특허 출원과 상표등록을 마쳤다. 이에 군은 이달 말 지역 내 농협 한 곳에 기기를 먼저 설치해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그동안 토양검정 서비스는 농가가 처방서를 받으려면 센터를 찾거나 우편을 기다려야 해 실제 비료를 사는 시점과 어긋나는 불편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농가가 예전 방식대로 비료를 넉넉히 사서 과다하게 쓰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센터는 판매점이 취급하는 비료로 처방해 달라는 농민들의 요구와 현장에서 처방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농협 담당자들의 애로를 반영해 이 기기를 개발했다.

횡성군이 개발한 비료 처방기 '비료엔온(ON)'. 횡성군 제공
횡성군이 개발한 비료 처방기 '비료엔온(ON)'. 횡성군 제공

작동 방식은 간단하다. 농민이 농협에 설치된 키오스크에 경작지 지번을 입력하고 재배 작물과 원하는 비료 종류를 고르면 토양 성분과 표준 시비량을 계산한 맞춤형 처방서가 즉석에서 출력된다. 농업기술센터의 토양검정과 농촌진흥청의 '흙토람' 데이터베이스, 농협 판매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연동한 원스톱 서비스다. 디지털 기기가 낯선 고령 농업인을 위해 농협 직원이 곁에서 돕는 체계도 함께 운영된다.

기대 효과는 농가 살림과 환경 두 방향이다. 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면 비료사용처방을 활용할 경우 비료 사용량이 관행보다 평균 31.2% 줄어든다. 화학비료 사용기준을 어기면 기본직불금이 10% 깎이는데 이런 감액 피해도 막을 수 있다. 여기에 비료를 지나치게 써서 생기는 질소·인의 유출을 줄여 하천 수질 개선과 농업 분야 탄소중립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군은 이미 지역 공익직불제 신청자의 80%에 이르는 6123호의 토양 데이터를 쌓아 뒀다. 이달 말 시범 운영으로 처방 알고리즘을 검증한 뒤 적용 작물을 단계적으로 늘려 전국으로 퍼뜨릴 수 있는 정부 혁신 표준 모델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박선희 연구개발과장은 "비료엔온은 농업인과 농협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반영해 기관 사이의 벽을 허문 적극행정의 결실"이라며 "토양검정과 판매망을 실시간으로 이은 전국 첫 원스톱 서비스로 농가는 비료값과 경영비를 아끼고 직불금 감액 걱정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범 운영으로 처방 정확도를 꼼꼼히 검증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친환경 정밀농업의 표준 모델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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