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주거정책 만들 때 청년 영향부터 따진다… 반영 여부까지 공개
문대림 의원, 청년기본법 개정안 대표발의
국가·지자체 주요 정책에 청년영향평가 의무화
평가 과정에 청년·관련 전문가 의견수렴
정책 반영 여부·반영하지 않은 사유까지 공개
청년정책조정위 심의·매년 국회에 실적 보고
'의견 청취' 아닌 정책 수정으로 이어질지가 관건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연금과 노동, 교육, 주거, 복지, 금융처럼 청년의 삶과 미래 부담을 좌우하는 정책을 만들 때 청년에게 미칠 영향을 먼저 따지는 제도 도입이 추진된다.
10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문 의원은 전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의 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책과 중장기 계획을 수립·변경할 때 '청년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청년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청년정책에 이름이 붙은 사업만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청년과 미래세대의 부담을 사전에 살피는 데 있다.
고용과 교육, 주거, 복지, 금융 등 청년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정책과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할 때 청년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연금이나 국가재정처럼 현재의 결정이 수십 년 뒤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도 청년의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는 게 법안의 문제의식이다.
청년은 그동안 정부 정책의 지원 대상이나 의견수렴 대상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개정안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간다. 평가 과정에서 청년과 관련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직접 듣도록 했다. 당사자의 참여를 제도에 넣어 정책을 만드는 단계부터 청년의 경험과 부담을 살피겠다는 취지다.
평가 이후의 책임도 강화했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청년영향평가 결과뿐 아니라 정책에 실제 반영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 반영하지 않았다면 그 사유도 밝혀야 한다. 평가 결과를 냈지만 정책은 그대로 두는 형식적인 운영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정부 차원의 평가 기준과 절차도 마련한다. 국무총리가 청년영향평가 지침을 만들고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이를 심의하도록 했다. 기관마다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거나 정책에 유리한 항목만 고르는 문제를 줄이려는 구조다.
국회의 사후점검 장치도 담았다. 정부는 청년영향평가 실적 결과보고서를 매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어떤 정책을 평가했고, 결과가 어떻게 나왔으며, 실제 정책에 무엇을 반영했는지를 국회가 확인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청년영향평가가 도입되면 정책 결정의 질문도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정책 목표와 전체 재정 효과만 따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결정이 청년의 일자리와 소득, 주거비, 자산 형성, 미래 부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관건은 평가 대상과 기준이다. 청년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할지, 현재의 혜택과 미래의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측정할지에 따라 제도의 힘이 달라진다.
평가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더라도 정책을 수정할 의무가 약하면 또 하나의 행정 절차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이번 개정안에서 주목할 대목은 평가 결과 공개만이 아니다.
청년과 전문가의 참여, 정책 반영 여부와 미반영 사유 공개, 국회의 매년 실적 점검을 하나의 구조로 묶었다는 점이다. 평가를 실시했다는 사실보다 정부가 결과를 어떻게 처리했는지까지 공개해야 제도의 실효성을 따질 수 있다.
문 의원은 법안 발의에 이어 지역 청년과 직접 만나는 자리도 마련한다. 오는 25일 탐라장애인복지관 내 '카페 1660'에서 정책 토크콘서트를 열고 청년정책의 향후 방향과 현장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문 의원은 "정부 정책의 지속 가능성은 미래세대의 공감과 권익 보호에 달려 있다"며 "청년영향평가제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가 국가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