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1조 매도 받아낸 개미…예탁금 14조 '뚝'
[파이낸셜뉴스] 이달 들어 국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14조원 넘게 급감했다. 급락장에서 외국인이 11조원 넘게 팔아치운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10조원가량 순매수하면서 현금성 대기자금이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용융자 잔고는 여전히 36조원대를 유지하면서 개인의 매수 여력은 줄고 레버리지 부담은 남아 있는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7조1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4일 역대 최고치였던 139조6947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32조5668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해도 이달 들어 14조506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다. 지난 1~9일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 총 10조43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11조331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진 가운데 개인이 급락장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주식을 사들이면서 현금성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감소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예탁금이 급감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향후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달 1~9일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48조4595억원으로 지난달 60조3607억원보다 19.7% 감소했다. 개인이 급락장에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지만 대기자금과 거래 규모가 함께 줄면서 매수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신용융자 잔고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일 37조3393억원이었던 신용융자 잔고는 9일 36조6336억원으로 1.9% 감소하는 데 그쳤다. 투자자예탁금이 같은 기간 11.9% 급감한 것과 달리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자금은 여전히 36조원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다만 최근 조정을 본격적인 하락 추세 진입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급락은 기업 실적 악화보다 반도체 중심의 쏠림 현상과 레버리지 투자 청산이 겹친 수급 충격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급락에도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 중"이라며 "코스피는 역사적 밸류에이션 저평가 국면에 위치해 있어 작은 호재에도 급반전이 가능한 지수대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아울러 가격 하락에도 레버리지가 충분히 줄어들지 않은 만큼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6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용잔고는 지난달 22일 대비 각각 13%, 19% 늘어 가격 하락에도 레버리지가 감소하지 않았다"며 "레버리지를 축소하고 현물 핵심 자산은 유지하면서 저점 재시험을 감수하는 차원의 분할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