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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밤 밝힌 태극기…다음날 나스닥 울린 SK하이닉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10일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을 기념해 미국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 광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10일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을 기념해 미국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 광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9일(현지시간) 오후 9시께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파크애비뉴를 따라 걷자 뉴욕 스카이라인을 대표하는 빌딩 상단 LED에 갑자기 태극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붉고 푸른 태극 문양이 건물 네 면을 감싸듯 펼쳐졌고, 그 아래로는 'SK hynix' 로고가 번갈아 점등됐다.

구름이 낮게 드리운 밤이었다. 빌딩 정상에서 뿜어져 나온 조명이 구름에 반사되면서 태극기와 SK하이닉스 로고는 맨해튼 어디에서나 쉽게 눈에 띄었다. 평소 글로벌 금융회사와 명품 브랜드 광고가 차지하던 뉴욕의 야경 한가운데 한국 기업의 이름이 자리한 것이다.

퇴근길 차량이 끊이지 않는 파크애비뉴에서는 운전자와 보행자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는 모습도 이어졌다. "SK하이닉스"라는 회사 이름을 처음 접한 듯 전광판을 올려다보는 관광객들도 적지 않았다.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타종을 하며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타종을 하며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그리고 하루 뒤인 10일 오전.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마켓사이트에는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행사장 앞에는 'SK hynix' 조형물이 설치됐고, 임직원들은 상장을 기념하며 사진을 남기기에 분주했다. 전광판에는 SK하이닉스 로고와 상장 축하 영상이 쉼 없이 흘러나왔다.

행사장 안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무대에 올랐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이 함께 버튼을 눌렀고, 오프닝 벨이 울리는 순간 행사장에는 박수와 함께 붉은색과 주황색 색종이가 쏟아졌다. 세계 최대 기술주 시장인 나스닥에서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첫 거래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분위기는 이어졌다. 최 회장은 행사장을 나서며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사인 요청에 응했고, 임직원들은 타임스스퀘어와 나스닥 마켓사이트 앞에서 기념촬영을 이어갔다. 일부 직원들은 상장 기념 조형물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고, 전광판에 자신의 회사 로고가 나올 때마다 휴대전화로 연신 사진과 영상을 남겼다.

타임스스퀘어를 오가는 관광객들도 자연스럽게 SK하이닉스 광고가 나오는 전광판을 올려다봤다. 나스닥 행사장 주변에서는 "어떤 회사냐"고 묻거나 행사 관계자에게 상장 이유를 질문하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AI 열풍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반도체 기업으로 쏠린 상황을 반영하듯 현장 분위기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번 나스닥 상장은 단순히 미국 증시에 한국 기업 한 곳이 이름을 올린 데 그치지 않았다.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인 뉴욕 한복판에서 SK하이닉스가 AI 시대 핵심 메모리 기업이라는 존재감을 직접 알리는 무대가 됐기 때문이다.

9일 밤 맨해튼 하늘을 밝힌 태극기와 10일 오전 나스닥 오프닝 벨. 불과 하루 사이 뉴욕에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상징하는 두 장면이 연이어 펼쳐졌다.

9일(현지시간) 뉴욕 맨하튼에 위치한 JP모간의 '270 파크 애비뉴' 본사 건물에 태극기를 형상화한 조명이 켜졌다.
9일(현지시간) 뉴욕 맨하튼에 위치한 JP모간의 '270 파크 애비뉴' 본사 건물에 태극기를 형상화한 조명이 켜졌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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