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동 긴장 재고조에 정유업계 '예의주시'…최고가격 손실 보전도 '제자리'

뉴스1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는 모습. 2026.7.5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는 모습. 2026.7.5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최근 미국과 이란이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발(發) 리스크가 재점화하자 정유 업계가 또다시 눈치 보기에 돌입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수출 제한 조치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담합 혐의로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절차도 지지부진해지면서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호르무즈발 원유 수급난·원가 압박 심화…정유 업계 부담 가중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가능성이 일자 중동 정세를 다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두고 최근 며칠간 무력 충돌을 지속하면서다.

앞서 지난 2월 중동 전쟁이 발발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 유가가 폭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 이상이 통과한다. 국내 정유사의 의존도가 높은 중동산 원유의 핵심 길목이기도 하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잠정 합의 종료를 선언하고 이란에 공습을 단행한 8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5% 오른 배럴당 7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 말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이다.

정유 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로 인한 원유 수급난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어려움에 또다시 직면하게 됐다.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국제유가 상승분을 제품 판매 가격에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데다가 전년 수준으로 석유제품 수출을 제한하면서 정유 업계의 부담이 커진 탓이다. 지난해 4대 정유사의 매출액 중 정유사업 수출 비중은 △GS칼텍스 71% △HD현대오일뱅크 67% △에쓰오일 54% △SK에너지 51% 등이다.

당초 정유 업계는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원유를 매입한 시점과 정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시점 사이에 발생하는 래깅 효과와 재고평가이익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이번 재충돌로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초고유가 국면에 진입해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되고 정제마진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유 4사 '담합 혐의'에 여론도 냉랭…최고가격제 손실 보전 '신중'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의 손실 보전 정산 작업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는 4조 2000억 원 규모의 목적 예비비를 편성하고 정산위원회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유 4사의 사법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손실 보전 정산 절차는 더욱 신중해질 전망이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004050) 등 정유 4사는 최근 국내 석유제품 가격 담합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손실 보전이 세금으로 이뤄지는데 여론도 좋지 않아 이 역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MOU 기간 국제 정세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어떤 액션을 취하기는 어렵다"며 "호르무즈 이슈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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