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사설] 반도체 경쟁 격화, 공장 완공 하루라도 더 빨리

파이낸셜뉴스

美·中·대만 등 대규모 투자 추진
AI반도체 수요 꺾이기 전 끝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등 주요 경영진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스퀘어 수석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유정준 SK(주) 미주총괄 부회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사진=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등 주요 경영진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스퀘어 수석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유정준 SK(주) 미주총괄 부회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사진=뉴시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이 뜨겁다. 인공지능(AI) 개발과 보급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에 자극을 받은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를 1조5112억달러(약 227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보다 90% 많은 수치다. 메모리 시장은 전년 대비 250% 성장한 8039억달러 규모로 본다. AI 거품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지만 당분간은 더 발전할 것이며, 이에 따라 내년에도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대로 반도체 시장이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은 잦아들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세계적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2035년까지 미국 투자액을 2500억달러로 늘리고 D램 생산의 40%를 미국에서 할 것이라고 한다. 대만의 TSMC도 미국 투자 규모를 1650억달러까지 확대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업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 등 중국 업체들은 대규모 투자로 기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너도나도 천문학적인 투자를 천명한 반도체 기업들의 승패는 이제 속도에 달렸다. 어느 산업이든지 수요와 공급의 시기를 일치시키는 기업이 종국에는 경쟁에서 이긴다. 불황일 때 투자해서 호황기에 대비하고, 호황기에는 불황기에 대비하는 전략이다. 반도체 산업은 경기순환의 영향을 받기에 더욱 그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공장 건설을 지체하다 불황에 들어서는 시기에 완공하면 과잉투자가 된다.

한국 기업들은 용인 국가산단에 이어 광주산단 건설을 발표한 상태다. AI발 반도체 경기가 몇년 동안 지속될 수 있지만 그 이후는 알 수 없다. 어쨌든 몇년 후 피크아웃에 접어든다면 그 전에 공장을 다 지어 제품을 공급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광주산단도 제반 여건을 신속히 마련하면서 동시에 용인산단의 완공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삼성전자가 용인산단 1호 팹(공장)의 준공시기를 당초 2031년에서 2029년으로 2년 앞당기기로 한 것은 당연하고도 잘한 일이다.

산단 건설은 정부 지원, 기업의 추진력, 자금 확보라는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기와 용수 등 인프라 공급은 정부의 의지 없이는 속도를 낼 수 없다. 지금까지 용인산단 건설이 더뎠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앞으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들도 용인산단 건설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

수백조원, 수천조원이 드는 투자재원도 기업의 힘만으로는 힘들다. SK하이닉스가 미국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한 것은 그런 면에서 다행스럽다.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40조원 정도다. 전체 소요 재원과 비교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기업으로서는 매출을 많이 올릴 수 있을 때 극대화해야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투자와 매출이 선순환을 해야 기업은 더 성장할 수 있다.

현지 투자를 종용하는 미국의 압력은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국내 투자와 해외 투자의 장단점을 잘 비교해서 기업이 결정할 일이다. 압력이 부당하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의 이익을 위해 외교력을 발휘해 공세를 막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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