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합의 25일 만에 깨졌다…미·이란 다시 전면 충돌
미군, 호르무즈 겨냥 네번째 공습
이란 남부 140곳 타격·연쇄 폭발
이란 "휴전 합의 위반" 강력 반발
미군기지 미사일 보복…중동 긴장 재고조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을 위협하는 이란을 겨냥해 추가 공습을 단행했다. 이란도 걸프 지역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나서며 맞대응했다. 지난달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에도 이어지던 양국의 갈등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를 둘러싸고 다시 군사 충돌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12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미 동부시간 오후 5시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항하는 민간 선원과 상선을 공격하는 이란의 능력을 계속 약화하기 위한 추가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 통수권자가 이란 병력에 책임을 묻기 위해 공습을 지시했다"면서 이번 작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 것임을 확인했다. 한국시간으로는 13일 오전 6시, 이란 현지시간으로는 13일 0시께 공습이 시작됐다. 트럼프도 N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젯밤 그들을 완전히 폭격했다"고 말했다.
공습 직후 이란 국영 TV는 호르무즈 해협의 관문인 반다르아바스 서부 외곽을 비롯해 게슘섬과 자스크 등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수차례 들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이란 메흐르 통신을 인용해 서부 혼다브시 외곽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이번 공격이 최근 일주일 사이 네번째이자 이틀 연속 이뤄진 공습이라고 설명했다. 중부사령부는 공습 종료 뒤 전투기와 드론, 정밀 유도무기 등을 동원해 이란 군사 목표물 약 140곳을 타격했다고 공개했다. 미군은 이번 작전이 이란의 해상 공격 능력을 약화시키고 국제 상선의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상선을 반복적으로 공격하거나 위협해 국제 해상 교통의 안전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공습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키프로스 선적 컨테이너선을 공격한 데 대한 대응이다. 혁명수비대는 이후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를 선언하며 긴장을 더욱 끌어올렸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 직후 역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미사일·드론 공격을 개시했다. 이란 국영 누르통신은 이란군과 혁명수비대가 "지역 내 적 기지를 목표로 대규모 작전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바레인에서는 미사일 경보 사이렌이 울렸으며, 미국 해군 제5함대 사령부가 위치한 바레인 당국은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종전을 위한 휴전 합의가 체결된 지 25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미국은 교통 인프라와 상선, 화물선, 항공시설 등을 공격해 사실상 합의의 거의 모든 내용을 위반했다"며 "미국의 공격은 유엔 헌장을 정면으로 위반한 전쟁범죄이며 지난 수개월간 이어진 모든 외교적 노력을 수포로 돌렸다"고 비난했다. 또 이란을 공격하는 데 사용된 모든 원점은 정당한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추가 보복 가능성도 경고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X를 통해 "이는 군사적 충돌이 아니라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의 침략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이란은 어느 곳도 먼저 공격하지 않았으며 페르시아만 연안의 미군 기지를 겨냥한 공격은 국제법이 보장한 자위권 행사"라고 언급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종전 MOU를 체결하고 60일간 핵 협상과 후속 평화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선박 통항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이어지면서 합의가 중대 기로에 놓이게 됐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개방돼 있으며 미군이 국제 선박의 항행을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자국이 지정한 항로를 벗어나는 선박은 군사적 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양측의 충돌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해상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해상 수송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면적인 적대 행위로 복귀할 경우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