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ADR 연계 토큰 등장… 뜨거운 'RWA 인프라 경쟁'
토큰화주식 규모 한달 새 30% ↑
수수료서 온체인인프라 경쟁으로
코인베이스·로빈후드·두나무 등
가상자산사업자들 블록체인 확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나스닥에 상장된 후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토큰화 상품들이 해외 플랫폼에 등장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들이 미국 주식뿐 아니라 한국 기업 ADR까지 블록체인 기반 온체인 상품으로 편입하면서, 시장의 경쟁이 실물자산토큰화(RWA) 인프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자체 블록체인 '기와(GIWA)'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는 등 온체인 인프라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이 지난 10일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직후 온도파이낸스, 엑스스톡스, 백팩 계열 플랫폼 등은 SK하이닉스 ADR 가격에 연동된 토큰화 상품을 출시했다. 이들 플랫폼은 SK하이닉스 ADR을 기초자산으로 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SKHYon △SKHYx △SKHY라는 이름의 토큰을 발행하고 24시간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들 상품은 SK하이닉스가 직접 발행한 주식이나 ADR이 아니다. 해외 사업자가 ADR을 기초로 설계한 별도 금융상품이며, 토큰 보유자가 SK하이닉스 주주명부에 등재되는 구조도 아니다. 플랫폼마다 담보 보관 방식과 토큰의 발행·상환 조건, 투자자 권리도 다를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SK하이닉스 ADR 연계 토큰의 등장은 글로벌 토큰화 주식 시장이 미국 빅테크 중심에서 다른 나라 대형기업의 미국 상장 주권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토큰화 주식 발행 규모는 19억8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29.9% 증가했다.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 상장 후 이를 기초로 한 토큰화 주식 3종이 발행돼 거래되기 시작했다"며 "국내 제도권에서는 국내 대표 기업의 주식을 같은 방식으로 토큰화해 거래하기 어려워 글로벌 사업자가 관련 시장을 선점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가상자산거래소와 증권 브로커리지 간 경쟁도 거래 수수료 중심에서 RWA의 발행·보관·거래·정산을 아우르는 온체인 인프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코인베이스는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레이어2) '베이스(Base)'를 토큰화 국채와 펀드, 주식 관련 상품이 유통되는 기반 네트워크로 확대하고 있다. 코인베이스가 관련 상품을 모두 직접 발행하는 것은 아니다. 자산운용사와 토큰화 전문기업이 상품을 발행하고, 베이스가 거래·이전 등을 처리하는 블록체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이 중심이다.
로빈후드도 주식·상장지수펀드(ETF) 등 토큰화 자산에 초점을 맞춘 자체 블록체인 '로빈후드 체인'을 이달 초 가동했다. 증권 브로커리지, 가상자산 지갑, 블록체인 기반 거래 기능을 자사 플랫폼 안에서 연결해 토큰화 자산의 유통 범위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원화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원화마켓)와 지분 구조 등 다양한 협력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로빈후드가 RWA 토큰화에 특화된 블록체인에서 새로운 주식 토큰을 출시하며 코인베이스 사업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다"면서 "국내외에서 가상자산 기업, 핀테크사, 금융사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로빈후드가 선도 사례로 작용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두나무가 자체 블록체인인 기와체인을 중심으로 인프라 확장에 나서고 있다. 두나무는 하나금융과 기와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실증을 진행한 바 있으며, 예금토큰 발행·전달·지급·정산을 블록체인에서 처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두나무가 코인베이스나 로빈후드처럼 토큰화 주식 거래 서비스까지 공식화한 것은 아니다. 다만 향후 가상자산사업자의 금융상품 취급 범위와 토큰화 증권 관련 제도가 구체화되면, 해외 사업자의 인프라 통합 전략을 참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