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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게 질린 주식 빚투 개미... "얼마나 떨어질지 감도 안와"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전고점 대비 27.5% 하락
결혼자금 몰빵한 30대 직장인
예금 해지한 60대 자영업자 등
"며칠새 수천만원 날아가" 후회

코스피가 약 9% 급락하며 7000선(7천피)을 내준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15%와 10%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2026.7.13 연합뉴스
코스피가 약 9% 급락하며 7000선(7천피)을 내준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15%와 10%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2026.7.13 연합뉴스

코스피 상승세를 이끈 반도체 대표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예적금을 깨거나 빚까지 내 뒤늦게 랠리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의 계좌에 파란불이 잇따라 켜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9.01p(8.95%) 내린 6806.9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9일 장중 기록한 9385.59에 비하면 27.5% 낮은 수준이며, 지난 7일 이후 4거래일 만에 올해 7번째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반도체 대표주의 낙폭은 더 컸다. 이날 삼성전자 종가는 25만4500원으로 지난달 19일 장중 최고가 37만4500원 대비 32.0%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는 184만5000원에 마감해 지난달 25일 장중 최고가 298만7000원보다 38.2% 떨어졌다.

이같이 주가가 고점에서 빠르게 밀리면서 결혼·노후자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가입한 예적금까지 중도해지한 개인투자자들은 당초 세운 생활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을 호소했다.

내년 9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박모씨(34)는 지난달 정기예금 1억원을 깨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5000만원가량 매수했다. 박씨는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2000만원 넘는 평가손실을 떠안았다"며 "결혼 시점까지 무난히 2배 정도 오를 줄 알았지만 혹시 주가가 회복되지 않으면 예식이나 가구 구입 예산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자영업자 박모씨(62)도 지난달 정기예금 2억원을 해지한 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 예금 이자만으로 자산을 늘리기 어렵다고 판단해 난생처음 투자를 시작했지만, 현재 약 5000만원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박씨는 "이러다 일을 더 오래 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조금씩 나눠 샀어야 했나 후회된다"고 말했다.

신용융자를 활용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가 급락으로 계좌에 추가 자금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계좌 담보비율이 증권사 기준 아래로 떨어진 상태에서 부족분을 납입하지 못하면 보유 주식이 반대매매로 처분될 수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씨(45)는 전세자금 일부에 신용융자를 보태 지난 5월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수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로부터 담보 부족 알림을 받은 그는 다급히 친척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빌려 계좌에 입금했다. 이씨는 "이전 상승장에서 2배 넘게 이익 실현한 경험을 믿고 과감히 나섰다가 낭패를 본 느낌"이라며 "더 이상 추가 자금을 마련할 일이 없길 바란다. 다시는 '빚투'(빚내서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들의 손실 역시 단기간에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최모씨(26)는 "반도체 대장주로 큰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자주 듣다 보니 그간 투자하지 못해 놓친 수익을 레버리지 상품으로 만회하려 했다"며 "손실도 2배로 커질 수 있다는 걸 직접 확인하고 가슴이 철렁했다. 지금이라도 팔아야 할지, 반등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특정 종목의 상승을 예상하더라도 한꺼번에 사들이기보다 분할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무리한 빚투 시 반대매매로 손실이 확정될 수 있고, 레버리지 상품은 등락이 반복될수록 음의 복리 효과로 손실이 커지는 데다 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당장 생활에 필요한 돈이 아닌 여유자금으로 투자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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