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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 연준 이사 "AI도 인플레 주범…성급한 금리인상 안 돼"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이사가 인공지능(AI)을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지목하면서도 성급한 기준금리 인상에는 선을 그었다. 2021년 인플레이션 대응이 늦었던 실수를 반복해서도 안 되지만 과거의 경험에만 매달려 섣불리 긴축에 나서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러 이사는 1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연설에서 "지난 전쟁을 치르려 해서는 안 된다(fighting the last war)"며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더 많은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단순히 관세나 에너지 가격 상승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2025년 시행된 관세와 중동 지역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더해 AI 확산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물가를 연준 목표치인 2% 이상에서 고착시키는 새로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러 이사는 "과거의 실수를 피하려는 욕구가 새로운 실수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며 "2021년 높은 인플레이션에 더 빨리 대응하지 못했던 실수를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금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둔화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높은 수준이 지속되거나 다시 상승해 단기간 내 추가 긴축이 필요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책 당국은 인플레이션의 근본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2025년 시행된 관세,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확산을 꼽았다.

월러 이사는 "지난번 대응이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번에는 과거의 전쟁을 치르듯 너무 빨리 긴축에 나서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로 2021년과 2022년처럼 대응이 지나치게 늦어지는 실수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는 당시와 다른 긍정적인 여건도 있다고 평가했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지만 임금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제한적이며,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돼 있다고 해서 중앙은행이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인플레이션이 저절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만 있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 노동부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헤드라인 CPI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월러 이사는 "근원 물가가 낮아진다면 반가운 일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몇 달간의 추가적인 둔화가 필요하다"며 "그런 결과가 확인된다면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 사진=뉴스1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 사진=뉴스1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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