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회에 '이란전 재개' 통보…일주일 만에 이란 군시설 300곳 폭격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재개를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 이를 통해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 권한으로 전쟁을 치를 수 있는 '60일 유예 기한'을 새로 확보했다고 주장하면서, 미 정치권의 법적 공방과 함께 중동 지역의 전운이 다시 짙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연방 상원 임시 의장인 척 그래슬리 의원(공화·아이오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란에 대한 새로운 군사행동이 지난 7일자로 시작됐다"고 공식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미국인의 보호와 국가 안보, 국익 수호를 위해 군사 행동을 지시했다"며 "이는 대통령이자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행정부 수반의 헌법상 권한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군이 이미 지난 일주일간 300개가 넘는 이란 내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통보는 미국의 고유 법률인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의 맹점을 노린 정략적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헌법상 전쟁 선포권은 의회에 있다. 다만 전쟁권한법에 따라 대통령은 무력 행동 개시 후 48시간 이내에 의회에 통보하면, 의회의 사전 승인 없이도 최장 60일간 단기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60일 이후에도 전쟁을 지속하려면 의회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기습 공격했으나, 의회 동의 마지노선인 60일에 임박하자 지난 5월 1일 "대이란 공격이 종결됐다"며 의회에 전쟁 종료 서한을 보낸 바 있다. 4월에 체결된 이란과의 단기 휴전 및 양해각서(MOU)를 명분으로 삼아 일단 법적 시계를 멈춘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을 공격해 MOU를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어 두 달 만에 다시 군사 행동을 개시했다. 백악관은 교전이 완전히 종료됐다가 '새로운 적대행위'가 시작된 만큼, 다시 독자적인 60일의 유예 기간을 확보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의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일부 여당 공화당 의원들까지 "정부가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사실상 의회의 전쟁권한을 무력화하고 무기한 전쟁을 이어가려 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실제 미 상원과 하원은 지난달 공화당이 다수당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군사 충돌에서 미군을 철수하도록 요구하는 결의안을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표결에 참여한 의원들이 이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공식적인 전쟁 재개 선언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걸프 지역 내 이란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복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들의 안전 통행을 보장하는 대가로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은 추가적인 위협에 대처하고 이란 정부가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필요하고 적절한 추가 조치를 취할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강경 기조를 굽히지 않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