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허위 신약사업 띄워 주가조작…벤처투자사 대표 등 벌금 300억원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본시장법 위반 및 횡령 혐의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서울남부지법. 연합뉴스
서울남부지법.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바이오 신약 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허위 사실을 퍼뜨려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벤처투자사 대표와 공범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 총 300억원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노유경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벤처투자사 대표 이모씨(43)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50억원을 선고했다. 25억3300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공범 전모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250억원을 선고했다.

위증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3명은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나머지 1명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했다.

재판부는 "사기적 부정거래 범행은 증권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하고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는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큰 범죄"라며 "범행 수단과 기간, 부당이득 규모 등에 비춰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과 사기적 부정거래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횡령 피해가 일부 회복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전씨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시세조종 범행에 수동적으로 가담한 점, 위증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고려했다.

이씨는 2018년 3~7월 코스닥 상장 모래세척·판매업체 A사의 실소유주 나모씨(53)와 공모해, A사가 이스라엘 벤처캐피털의 한국 법인으로 소개된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바이오 기술이전 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범행 과정에서 약 8억5000만원의 회사 자금을 적법한 절차 없이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는 주가가 오른 뒤 A사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을 매각함으로써 25억33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보도자료 작성·배포에 참여한 실무자들이 '이씨가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최종본이 언론에 보도되는 데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을 들어 이씨의 범행 가담을 인정했다. 이씨가 나씨와 전환사채 발행 공시 및 보도자료 배포 여부 등을 논의하며 바이오 기술이전 사업을 긴밀히 협의한 점도 근거로 설명했다.

또 합작 상대 업체에 별다른 매출이 없고 직원 임금과 사무실 임대료도 제때 지급하지 못한 점, 이씨가 전환사채 대금을 지인들에게 빌려 납입한 점 등을 토대로 실제 바이오 사업을 추진할 의사와 능력이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바이오 기술이전의 시기와 방식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무자의 반대에도 보도자료 배포 일정을 앞당기는 것을 강행했다"며 "합작법인을 통해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기보다 이를 호재로 주가를 부양하고, 이전에 취득한 전환사채로 수익을 얻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대표이사 지위를 이용해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 자금을 인출해 사용한 것은 피해 회사를 위한 행위로 볼 수 없다"며 "사후에 해당 금액을 반환했더라도 이미 성립한 횡령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했다.

나씨와 결탁한 전씨는 A사의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다수의 차명계좌를 동원해 시세조종 주문을 낸 뒤 약 16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하고, 나씨의 지시에 따라 법정에서 허위 증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나머지 피고인 4명도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 A사의 실제 사주라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달 2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에 대해 징역 5년과 벌금 80억원을 구형하고 25억3300만원의 추징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 불출석한 나씨에 대한 선고는 추후 별도로 이뤄질 예정이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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