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참아"…증시 정책마다 국민청원, 직접 행동 나선 개미들 [증시는 왜]
레버리지 ETF부터 상폐 기준까지…온라인 여론도 찬반 '격돌'
[파이낸셜뉴스] '시장 왜곡을 막아달라.' '코스닥 생태계를 살려달라.' '약속했던 상장폐지 일정부터 지켜달라.'
최근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증시 관련 청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코스닥 유동성 논란, 시가총액 기준 상장폐지 요건 강화 등 증시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국회 공식 창구에서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투자자들의 불만은 종목 토론방이나 증권 커뮤니티에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수만명이 동참하면서 투자자들의 대응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시장 왜곡 막아달라"…3만명 넘게 동의한 레버리지 청원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올라온 '코스피·코스닥 양극화 심화 및 특정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의한 시장 왜곡 개선에 관한 청원'에는 8월 1일 마감을 앞두고 3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이후 개인 자금이 특정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유동성이 위축됐다고 주장했다. 중소형주 거래가 위축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되면서 시장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이어 ETF 리밸런싱 거래가 반복적으로 기초자산 수급에 영향을 주면서 변동성을 키우고 가격 형성을 왜곡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과 규제 강화를 요구했다.
비슷한 취지의 청원도 잇따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폐지 및 규제에 관한 청원'에는 이날 기준 약 4600명, '가치투자 환경 조성 및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 등을 통한 자본시장 정상화 촉구에 관한 청원'에는 같은 기간 1173명이 각각 동참했다.
■"코스닥만 희생"…투자환경 악화 도마 위
불만은 코스닥 시장으로도 번졌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및 투자자 보호에 관한 청원'에는 850여명, '코스닥 생태계 복원 및 정책 전면 수정 촉구에 관한 청원'에는 130여명이 각각 참여했다.
청원인들은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 위축으로 중소형주 투자환경이 크게 악화됐다고 주장한다. 자금이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코스닥 신용융자 신규와 만기 연장 제한 등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러한 규제가 코스닥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대형주 쏠림을 심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약속부터 지켜라"…상장폐지 기준도 청원
국민동의 청원에 올라온 '시가총액 기준 상장폐지 요건 강화 정책의 조기 시행 반대에 관한 청원'에는 오는 20일 마감을 앞두고 3000명 가까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공표한 3개년 단계적 시행 계획을 불과 6주 만에 변경해 시가총액 기준 강화 일정을 앞당긴 것은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매출과 영업실적, 자산이 건전한 기업까지 시가총액 기준만으로 관리종목이나 상장폐지 위험에 놓일 수 있다며 조기 시행을 중단하고 당초 계획을 복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9000 갈 땐 좋다더니"…온라인 여론도 두 쪽
증시 정책을 둘러싼 온라인 여론도 엇갈린다. 정책에 반대하는 투자자들은 "코스피 상승기에는 성과를 강조하더니 하락장이 시작되자 뒤늦게 제도 손질에 나섰다", "개인 투자자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 "충분한 검토 없이 정책부터 밀어붙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레버리지 ETF는 원래 고위험 상품", "좀비기업 정리와 상장폐지 강화는 장기적으로 시장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최근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9000까지 갈 때는 박수치더니 이제 와 정책을 탓한다"는 주장과 "상승장에서도 레버리지 ETF와 코스닥 신용 규제, 상장폐지 강화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반론이 맞서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본시장 제도 개편이 투자자의 수익률과 직결되면서 정책에 대한 관심도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며 "과거에는 온라인 게시판에서 끝났던 논쟁이 이제는 국민동의 청원으로 이어지는 등 투자자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의견을 내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