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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제주도의원 "비행기 만석인데 할인 경쟁… 좌석부터 늘려야"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하계 국내선 공급 21만석 감소
4월 평균 탑승률 95.7% 주장
관광객 유치예산 30억원대 지적
도민 진료·출장 이동권도 위협
대형기 투입·운항 확대 관리 주문
제주공항 슬롯 확충 최우선 촉구

김봉현 제주도의원이 14일 관광교류국 주요업무보고에서 항공좌석 부족 상황에 맞춰 제주 관광정책의 우선순위를 관광객 유치에서 공급 확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 의원은 올해 하계 국내선 공급석이 지난해보다 약 21만석 줄고 지난 4월 평균 탑승률이 95.7%에 달했다며 운항 확대와 대형기 투입, 제주공항 슬롯 확충을 촉구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김봉현 제주도의원이 14일 관광교류국 주요업무보고에서 항공좌석 부족 상황에 맞춰 제주 관광정책의 우선순위를 관광객 유치에서 공급 확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 의원은 올해 하계 국내선 공급석이 지난해보다 약 21만석 줄고 지난 4월 평균 탑승률이 95.7%에 달했다며 운항 확대와 대형기 투입, 제주공항 슬롯 확충을 촉구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행 항공편이 사실상 만석에 가까운 상황에서 할인과 인센티브로 관광 수요를 더 끌어올리는 정책이 적절한지를 두고 제주도의회에서 문제 제기가 나왔다. 관광객 유치보다 항공좌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도민 이동권과 관광산업의 수용 능력을 먼저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따르면 김봉현 도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아라동갑)은 제452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관광교류국 주요업무보고에서 제주 항공좌석 부족 문제와 관광객 유치사업의 우선순위를 점검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계기간 제주 국내선 공급석은 지난해보다 약 21만석 줄었다. 지난 4월 평균 탑승률은 95.7%로 나타났다.

탑승률은 항공사가 공급한 전체 좌석 가운데 실제 승객이 이용한 비율이다. 95.7%는 100석을 공급했을 때 빈 좌석이 평균 4석가량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특정 시간대와 주말·성수기에는 원하는 항공권을 구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

항공좌석 부족은 관광객 불편에만 그치지 않는다. 섬 지역인 제주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항공편 의존도가 높아 좌석 공급이 줄면 도민의 병원 진료와 출장, 가족 방문 같은 필수 이동도 제약받는다.

김 의원은 유류할증료 상승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의 기종 조정 등이 공급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같은 운항 횟수라도 좌석 수가 적은 항공기가 투입되면 전체 공급석은 줄어든다.

그는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가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운항 확대를 건의한 대응은 평가하면서도 관광정책의 재정 배분부터 다시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도는 탐나는전과 탐나오 할인, 단체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등 관광 수요를 늘리는 사업에 3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김 의원은 "좌석이 부족한 상황에서 추가 수요를 만드는 정책이 항공권 가격과 예약 경쟁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탐나오는 제주도관광협회가 운영하는 제주여행 공공 온라인 판매망이다. 숙박과 관광지, 체험상품 등을 할인 판매해 관광객의 제주 방문과 지역업체 이용을 유도한다.

관광객 유치지원은 경기 침체나 비수기에 수요를 늘리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항공편과 숙박, 교통 등 공급 기반이 부족한 시기에는 방문객 확대보다 이동 수단을 먼저 확보해야 정책 효과가 지역 소비로 연결될 수 있다.

김 의원은 "지금 제주의 문제는 관광 수요가 아니라 항공 공급 부족"이라며 "비행기가 이미 만석인데 할인과 인센티브로 관광객을 더 유치하는 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한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공항의 시간당 이착륙 가능 횟수를 뜻하는 '슬롯' 확대를 근본 대책으로 제시했다. 슬롯은 항공사가 특정 시간에 공항 활주로를 이용해 항공기를 출발·도착시킬 수 있도록 배정받은 운항 시간이다.

김 의원은 "제주공항이 시간당 40회를 처리할 시설 능력을 갖췄지만 실제 슬롯은 7년째 시간당 35회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다. 시간당 슬롯을 1회 늘리면 연간 약 110만석과 1조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다만 해당 좌석 증가와 경제효과는 항공기 좌석 규모와 운항 시간, 탑승률, 관광객 소비액 등을 전제로 한 추산이다. 슬롯 확대만으로 공급 부족이 모두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활주로와 관제 능력뿐 아니라 항공사의 운항계획, 정비 인력, 지상조업, 소음과 안전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김 의원은 "국토교통부와 항공사를 상대로 운항 횟수 확대와 대형기 투입, 성수기 슬롯 탄력 운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공급 좌석이 얼마나 늘었는지 상시 확인하는 관리체계도 주문했다.

그는 "제주 관광의 경쟁력은 할인쿠폰보다 안정적인 항공 공급에 달렸다"며 "관광정책을 수요 확대에서 공급 확충 중심으로 전환해야 도민 이동권과 관광산업을 함께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 관광정책의 과제는 방문객 수를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도민과 관광객이 적정한 가격으로 제주를 오갈 수 있는 수송 기반을 확보하는 데 있다. 항공좌석과 관광 수요의 불균형이 이어지면 할인 혜택이 실제 방문 증가보다 항공권 구입 경쟁과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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