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 속 물도 주의 필요… 제주 농가, 폭염 피해 막을 '사전 점검'
과수 열과·햇볕 데임 피해 우려
콩은 35도 이상서 콩알 생성 저하
밭작물 적기 관수·뿌리 덮기 필요
하우스 오전 11시~오후 4시 차광
달궈진 호스 물은 빼낸 뒤 사용
농작업 수분 섭취·단독 작업 자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폭염이 이어지면 제주 농가에서는 열매가 갈라지거나 햇볕에 데고, 콩의 꼬투리가 제대로 맺히지 않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농작물에 물을 주는 호스 안의 물까지 뜨겁게 달궈져 작물에 열상을 입힐 수 있어 차광·관수시설과 농업용수 상태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고온과 열대야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관수시설과 시설하우스 차광설비를 점검해야 한다.
지난해 제주지역 여름은 기상관측 이후 가장 더웠고 강수량은 역대 두 번째로 적었다. 고온과 물 부족이 함께 나타나면서 작물이 받는 열·수분 스트레스도 커졌다.
기상청은 올해 폭염특보 체계를 개편했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한다. 제주지역 열대야주의보는 폭염주의보 수준의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밤 최저기온이 27도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표한다.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으면 작물이 낮 동안 받은 열을 해소하기 어렵다. 사람의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는 동시에 과수와 밭작물의 생육도 계속 영향을 받는다.
과수에서는 과실 비대와 착색이 늦어질 수 있다. 토양 수분이 크게 변하면 열매 표면이 갈라지는 열과가 발생하고, 강한 햇볕에 노출된 과실 표면이 변색되거나 조직이 손상되는 일소 피해도 생길 수 있다.
열과는 비가 오거나 물을 한꺼번에 많이 줘 과실 내부로 수분이 급격히 들어올 때 발생하기 쉽다. 가뭄 뒤 많은 물을 공급하기보다 토양이 지나치게 마르지 않도록 일정한 간격으로 물을 주는 관리가 중요하다.
콩과작물은 꽃이 피고 수정되는 시기에 고온 피해를 받기 쉽다. 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오르면 콩알 생성이 억제되고 꼬투리가 제대로 맺히지 않을 수 있다. 피해가 심하면 잎과 줄기가 마르며 작물이 고사할 가능성도 있다.
밭작물은 스프링클러 등 관수시설을 이용해 필요한 시기에 물을 공급해야 한다. 짚이나 풀, 피복재로 뿌리 주변을 덮으면 토양의 수분 증발과 지온 상승을 줄일 수 있다.
시설하우스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30% 차광막이나 보온커튼을 이용해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방식이 권고된다. 차광설비가 없는 하우스는 지붕에 차광제를 바르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폭염기에는 관수와 농약 살포에 사용하는 호스도 점검해야 한다. 햇볕 아래 놓인 검은색 호스 내부의 물은 짧은 시간에도 높은 온도로 달궈질 수 있다. 호스에 남은 뜨거운 물을 작물에 바로 뿌리면 잎과 줄기, 뿌리 주변에 열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농작업자의 안전관리도 중요하다. 무더운 시간대에는 작업 시간을 줄이고 충분한 물을 마셔야 한다. 농장이나 하우스에서 혼자 일하다 온열질환이 발생하면 구조가 늦어질 수 있어 단독 작업을 피하고 가족이나 동료에게 작업 장소를 알려야 한다.
이석준 제주도 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는 "농업용수 확보와 차광막 활용 등 농작물 피해 예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며 "농작업 때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혼자 작업하지 않는 등 폭염 행동요령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