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무속인'으로 가스라이팅…87억 가로챈 부부 징역 20년·17년
성적 촬영물로 협박해 77억 갈취
10억 상당 아파트 지분도 편취
법원, 배상명령 신청 인용
[파이낸셜뉴스] 무속인을 꾸며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 촬영물을 빌미로 수십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부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서보민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공갈,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강요 혐의로 기소된 장모씨(49)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심모씨(47)에게는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또 두 사람이 공동으로 피해자에게 편취금과 갈취금 83억여원을 지급하도록 명했다. 장씨에게는 별도로 4억여원을 추가 지급하라는 배상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대부분의 자산을 상실한 것으로 보이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가족 역시 상당한 경제적 손실과 함께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피해자는 피고인들의 기망으로 배우자와 이혼하는 등 가정이 파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수단과 방법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이고, 자신들이 심리적으로 지배해 범행에 이용한 제3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도 보인다"며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정황이 보이지 않고, 피해자는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 중 일부를 인정하고 있는 점과 과거 처벌 전력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촬영물 등 이용 강요죄의 처벌 규정이 시행된 2020년 5월 19일 이전에 이뤄진 범행에 대해서는 해당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며 이 부분을 무죄로 판시했다.
이들은 2018년 학부모 모임에서 피해자에게 접근해 장애가 있는 자녀를 치료할 수 있는 '조말례'라는 무속인이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속인 뒤 금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일당은 무속인의 지시라며 피해자에게 성적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한 뒤 이를 유포하거나 자녀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해 77억원을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투자 담보라고 속여 10억원 상당의 아파트 지분을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은 사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성적 촬영물을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했다는 공갈 및 촬영물 등 이용 강요 혐의는 부인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가 무속인을 신뢰해 지시를 수행한 경위와 피고인들의 협박 방식 등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이고, 주요 진술 내용 자체에 불합리하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피해자가 동영상 관련 부분이나 금품 갈취 경위만 거짓으로 진술할 특별한 이유나 동기도 찾기 어렵다"고 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