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 대 600만원'...'성과급 격차'에 삼성전자 DX사업장 앞에 분향소 생겼다
전삼노,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서 DX 보상방안 촉구 행사
"같은 회사, 같은 헌신"…DX 구성원 박탈감 분출
DS 최대 6억원·DX 600만원 보상 격차에 반발
【수원(경기)=정원일 기자】 "DX 직원만 잘 먹고 잘살자는 게 아닙니다. 삼성전자 안에 자리 잡은 구조적인 차별을 이야기하려는 겁니다."
14일 오전 경기 수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중앙문 앞.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검은색 옷을 맞춰 입은 디바이스경험(DX)부문 직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삼성전자 3대 노조 중 하나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이날 오전 11시부터 연 'DX부문 사기진작 및 보상방안 마련 촉구 집회 및 홍보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은 중앙문 인근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앞에 차례로 줄을 서 방명록을 작성했다. 이어 국화꽃을 올린 뒤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분향소에는 '삼성전자 DX부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회사가 외면한 DX의 현실입니다'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분향소에 줄지어 놓인 근조 화환에서도 DX 직원들의 불만이 읽혔다. '공정한 보상을 애도합니다', '외면당한 것은 사업부가 아닙니다. 구성원의 헌신입니다', '같은 회사, 같은 헌신', '외면된 마음을 기억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고, 일부 화환에는 "노태문은 사퇴하라"는 경영진 퇴진 요구도 담겼다.
헌화를 마친 삼성전자 직원들은 분향소 옆 게시판에 저마다 박탈감을 호소하는 글을 남겼다. 한 직원은 "자랑으로 여기던 회사가 한순간에 지옥이 됐다.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라는 이름의 가치가 지켜질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적었다. 다른 직원은 "31년을 헌신한 삼성전자 DX, 이게 젊음을 다해 일한 보답인지 경영진은 진심으로 답하라"고 적기도 했다.
이날 이호석 전삼노 수원지부장은 "오늘은 DX부문이 사측에 의해 철저히 버려졌음을 확인하고 사망을 선고하는 날"이라며 "성과급 갈등이 발생한 뒤 회사의 대책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DS부문이 높은 성과 보상을 받는 것은 타당하지만, DX부문 역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떠받치며 반도체 투자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과도한 보상 격차는 문제라는 주장이다. 다른 조합원도 취재진과 만나 "DX 직원만 잘 먹고 잘살자는 게 아니라 삼성전자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이라며 이 같은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이후에도 DX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 내홍은 이어지고 있다. 당시 합의안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양대 사업부문인 DX와 DS 간 성과 보상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기존 성과인센티브(OPI)를 유지하는 한편, 호실적을 견인한 DS부문에만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별도의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DS부문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이 300조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6억원가량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DX부문에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