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범 제주도의원 "애월포레스트 워킹그룹, 뒷북 대응 돼선 안 돼"
환경평가 이후 구성 시점 논란
물·지하수·오수 등 쟁점 산적
7월 1일 주민설명회 비공개 논란
정보 공개·주민 참여 확대 주문
워킹그룹 권한·결과 반영도 과제
"절차적 정당성이 갈등관리 출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강정범 제주도의원이 1조7000억원 규모의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를 둘러싼 갈등이 커진 뒤에야 제주도가 워킹그룹을 가동하는 것은 늦은 대응이라며, 정보 공개와 주민 참여를 중심으로 갈등관리 체계를 다시 설계하라고 주문했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따르면 강정범 의원은 제452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 기후환경국 주요업무보고에서 애월포레스트 워킹그룹의 구성 시기와 운영 목적, 주민설명회 공개 원칙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애월포레스트는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와 어음1·2리 일원 약 125만㎡에 숙박·휴양·체험시설 등을 조성하는 민간 관광개발사업이다. 사업비는 약 1조7000억원이다. 시행사는 애월포레스트PFV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투자증권 등 한화 계열사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업 부지는 축구장 약 175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100만㎡가 넘는 대규모 관광개발이 제주에서 추진되는 것은 제주오라관광단지 이후 10년 만이다. 개발 예정지는 중산간과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에 걸쳐 있어 사업 초기부터 환경 수용력과 기반시설 부담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강 의원은 "도시기본계획과의 부합 여부와 초지 원형 보전, 애월지역 물 부족, 지하수 영향, 오수 처리의 적정성, 대기업 특혜 논란 등이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부터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개발계획의 입지와 규모가 적절한지를 사업 초기 단계에서 검토하는 절차다. 이후 진행되는 환경영향평가는 사업 시행으로 발생할 환경 훼손과 생활환경 변화를 구체적으로 예측하고 저감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갈등 가능성이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부터 드러났다면 주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정 절차도 그 시점에 가동했어야 한다는 게 강 의원의 판단이다.
그는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된 이후 워킹그룹을 구성하면 갈등 예방이 아니라 문제가 커진 뒤 대응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며 "어떤 쟁점을 논의하고 결과를 인허가 과정에 어떻게 반영할지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도 최근 도시기본계획과 초지 전용, 물 부족, 지하수, 오수 발생량을 애월포레스트의 5대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사업자가 내놓은 오수 처리계획과 용수 공급 방안이 실제 운영 단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지에 대한 검증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제시된 오수 발생량이 크게 달라졌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사업자는 발생 오수를 강화된 중수 처리시설에서 처리해 재활용하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장기간 운영 과정의 관리 책임과 사고 대응체계까지 공개해야 도민 불안을 줄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 의원은 지난 7월 1일 열린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의 비공개 운영 논란도 문제로 짚었다. 당시 언론과 환경단체 관계자의 입장이 제한되면서 주민 의견을 듣는 법정 절차가 특정 참석자만의 회의로 운영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주민설명회는 사업자가 계획을 일방적으로 알리는 자리가 아니다. 개발로 영향을 받을 주민에게 환경 변화와 저감 대책을 설명하고, 제기된 의견을 평가서와 인허가 심의에 반영하기 위한 절차다.
참석 대상과 회의 공개 범위가 불분명하면 사업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의견 모두 절차에서 배제됐다는 불신을 가질 수 있다. 갈등이 큰 개발사업일수록 회의 일정과 자료, 참석 기준, 질의·답변, 후속 반영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이유다.
강 의원은 "주민설명회는 특정 이해관계자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도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공개 절차"라며 "비공개 운영은 도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워킹그룹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려면 구성 방식도 명확해야 한다. 사업자와 행정, 지역주민, 환경·도시계획·지하수 전문가가 균형 있게 참여하고 논의 자료와 회의 결과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워킹그룹에서 합의하지 못한 쟁점을 누가 판단할지, 제안된 대책을 환경영향평가서와 인허가 조건에 어떻게 반영할지도 사전에 정해야 한다. 권한과 결과 반영 절차가 없으면 협의체가 의견 청취를 위한 형식적인 기구로 머물 가능성이 있다.
강 의원은 "갈등이 발생하는 과정도 사회적 숙의로 존중해야 한다"며 "행정은 갈등을 피하려 하지 말고 투명한 정보 공개와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공정성과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월포레스트 갈등관리의 성패는 워킹그룹 구성 자체보다 운영 시기와 참여 구조, 정보 공개, 인허가 반영 절차에 달렸다. 제주도가 이미 제기된 환경·지역사회 쟁점을 검증 가능한 자료로 공개하고 주민 의견을 사업계획에 반영하는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